39. 꿀벌과 홍단

Kalsavina의 인형이야기

by Kalsavina

한동안 정신없이 바빴다.

설연휴를 보내고, 조카들을 병원에 데려가고,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데려오기를 반복하고, 그 와중에 <원팩더블>의 초고를 다 끝내고 폭풍 수정까지 거의 마무리 단계다.

이러는 동안 본의 아니게 인형들에게 소홀했다.

다행히, 설연휴 전에 모모꼬들의 출사를 해 둔 사진 몇 장이 있었다.

내가 활동하는 인형동호회인 <꼼지락 인형옷>에서 '따뜻한 겨울옷'을 테마로 과제가 주어졌다. 기간은 1월 한달이었고, 운이 따라 준 덕에 두 벌을 완성했다. 모델은 우리 집 대표미녀 모모꼬 두 분이 서기로 했다. 14hb 모모꼬 꿀벌과 botanical flowerbed snow 홍단이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모모꼬는 정말 잘 만들어진 인형이다. 심지어 국내 작가들의 인형들보다 가격이 1/2가량 저렴하기까지 하다. 관절이 자유자재로 움직이니 어떤 포즈라도 잡을 수 있다. 작고 날씬한 몸매는 어떤 옷이든 소화해낸다. 심지어는 내가 만든 저 허접한 의상들조차 모델처럼 입어둔다. 만드는 보람도 입히는 보람도 충만하다.

이 마지막 사진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서, 찍고 나서 오래오래 들여보았었다. 같이 데려갔던 조카의 장난감 또한 좋은 피사체가 되어 주었다.

아마도 음력 설을 앞두고 찍은 거라 더욱 애착이 가는 건, 비로소 힘든 한 해를 마무리한 후의 허탈함을 달래주는

아이들의 예쁜 모습을 앞으로 오래오래 기억하게 될 예정이었기 때문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