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섭게 추운 1월의 어느 날
편의점에서 물을 사고 집 앞에서 담뱃불 붙이는데,
길냥이 하나가 내 옆으로 다가온다.
깜짝 놀라며 외마디 비명을 외치고 순간 정신을 차려
손을 휘휘 저어 앞으로 쫒아 보낸다.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든다.
내게 한번 더 다가오는 그 길냥이를 다시 한 번 더
눈 앞에서 쫒아 보낸다.
내 딴에는 그 어린 길냥이가 담배냄새를 맡고
좋지 않을까 하며 쫒아 보냈지만, 날씨가 너무 추워
그 여린 담뱃불에 몸을 녹일까 하고 내 앞으로 다가온
길냥이가 눈에 밟힌다.
집으로 들어와 따뜻한 보일러에 몸을 녹인 난
그렇게 그 길냥이를 하루 동안 잊었다.
오늘 저녁 퇴근하고 혼술 후 밖으로 나가 담배 한 대
태울까 하며 문 앞에 선 그때, 그 길냥이가 떠오른다.
저녁 먹기 전 문득 본 참치캔 하나가 보인 게
생각나 선반 문을 열어 참치 캔을 호주머니에 챙겨
밖으로 나선다.
내게 다가온 그 아이 배가 고프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다가도 또 내게 다가오면 어쩌지....
어떻게 받아주어야 하지.... 쓰다듬어 줘야 하나....
설마 내가 집 안으로 들여야 하나...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든다.
담뱃불을 붙이고 서 있는데, 어제의 그 길냥이는
코 빼기도 안 보인다.
참치캔 하나를 따놓고서 집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금요일까지 더 추워진다는데...
내일 출근하기 전 보닛이나 한 번 두들겨 보고
출발해야겠다.
밤이 갈수록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