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실외는 무작위 학살 공간
며칠 전 에어컨 없이 지내는 방법에 대해 썼다. 공감해주신 분도, 당장 에어컨 사길 추천해준 분도 있다. 그 며칠새 올해는 진짜 에어컨 사야겠다고 생각할만큼 더위도 더더 심해졌다.
오늘 아침 응급의학과 전문의 남궁인 선생님 페북을 보니 상황이 정말 심각한 것 같아 공유한다.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볼 수 있다. 몇몇 부분을 발췌했다. 모두 남궁인님의 글이다.
"현재 응급실은 열사병 환자 천지입니다. 모두 의식 없는 중환자라서 중환 구역이 터져나갑니다."
"솔직히 젊고 건강한 사람들은 짜증만 나지 많이 위험하지 않습니다. 본인이 너무 무리하지만 않으면 적어도 기절하지는 않아요. 더위에 잘 견디고 증상도 예민하게 느끼고 수분 섭취도 알아서 잘 합니다. 하지만 지금 노약자에게 실외는 무작위로 사람을 학살하는 공간입니다."
"발견돼도 사망률 50~90%는 괜히 나온 말이 아닙니다. 쉽게 말하면 뇌가 익는 병입니다. 손쓸 수도 없이 그냥 돌아가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의식 돌아온 어르신께 말 걸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도 못 하십니다. 체내 수분이 부족하고, 체온 조절은 잘 안 되고, 체력이 약해서 증상이 즉각적으로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기저질환이 있다면 더더욱 위험합니다. 마지막 순간 회상도 못하시고 바로 의식의 끈 놓으십니다."
"이론상 외부 기온이 35도 이상 올라가면 체내 열 배출이 힘들어집니다. 여기서 습도까지 높으면 열 배출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기온이 40도라는 말은 사람을 하루 종일 바깥에 두면 결국 과학적으로 익을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이런 날은 야외를 피하거나 외부로 열을 덜어내야 인간이 존재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물을 많이 마시고 서늘한 곳에서 존재해주세요."
"누구나 절로 더워서 죽겠다는 말이 절로 나오죠. 하지만 이 글을 읽으실 분 중에 진짜 죽을 사람 많이 없습니다. 정말 위험한 분들은 여러분 주변의 할머니, 할아버지나 이웃 노인분들입니다."
"에어컨은 발명 이래로 엄청나게 많은 인류, 특히 노약자의 생명을 구했습니다...거주 환경이 찜통과 비슷하다면 진짜 위험하니깐 피신시켜 드려야 합니다. 주변 어르신들에게 전화를 걸어 외출 자제하고 시원한 것 드시면서 에어컨 있는 공간에서 가만히 누워 계시라고 해주세요. 덧붙이자면, 경험상 할머니들이 더 위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