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집 강아지의 똥을 치웠다.

집 앞에 똥을..... 너무하네..

by 서집사

4월 21일 오전 6시 20분

저의 아침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일찍 시작합니다.

제가 일어나면 나나와 하이는 자다 말고 나와서

반겨줍니다.

각자 다른 방식이지만 마치 오랜만에

보듯 애틋하게 맞이해줍니다.


밤새 어질러져있는 하이의 배변패드와

나나의 화장실을 치우며 아침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아이들 눈곱도 떼주며

어디 이상 있는 곳은 없는지

확인해주고 사료를 먹이죠.

하이가 사료를 다 먹고 나면

모닝 뽀뽀로 아내를 깨웁니다.

그리고 나나의 사냥놀이를 맡기고

하이의 아침산책을 나섭니다.


아직 도시산책이 어색하고

소리가 무서운 하이는

아침을 알리는 까치소리조차 무서워하기 때문에

문 앞에서 한참을 공을 들여야 겨우 세상을 볼 수 있죠.

겨우 마음을 다잡고 산책을 시작하려는 순간

정말 어이없게도 우리의 산책을 가로막은 것은

바로 남의 집 강아지의 똥이었습니다.


공동현관문을 나서서 딱 5 발자국 걷기 시작했는데

딱딱하게 굳은 강아지의 똥이 눈 앞에 있었죠.

보아하니 저녁 산책하다가 남기고 간 흔적 같았습니다.

이걸 치워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참을 고민했죠

그때, 출근하던 사람들이 지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저희를 보았죠.

하아...

강아지를 데리고 나온 남자

그 앞에 강아지똥

영락없이 하이가 싼 똥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

저는 하는 수 없이 배변봉투를 꺼내어 남의 집 강아지똥을 주웠습니다.

우리 집 강아지똥도 치우다 보면 비위가 상하는데

남의 집 강아지똥은 더 심하더군요.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

그 개똥이 제발 남의 집 개똥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렇게 스무 발자국 즈음 갔을 때 하이도

바깥공기가 상쾌했는지 시원하게 응가를 하더군요.

즐거운 아침산책은 이제 시작인데

제 손에 똥 봉투는 2개가 들려있네요~

걷다 보니 문득 깨달았습니다.

가지고 나온 배변봉투가 2장이었다는 것을 말이죠.

만약에 하이가 지금 응가를 한번 더 한다면??

그러면 나는 그걸 어떻게 치울 것인가

양심과 함께 하이의 똥을 두고 갈 것인가

아니면 비위 상하고 더럽지만 다시 배변봉투를 열어서 똥을 챙겨갈 것인가

우리 집 앞에 똥을 두고 간 사람도

이런 사정이 있지 않았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산책시간이 훅 지나가버렸습니다.



욕하기 전에 혹시 모르니 남의 사정도 생각해봐야 한다..

강아지를 키우는 것과 전혀 다른 부분을 배우네요.


(아무리 그래도 자기 집 개똥은 본인이 치웁시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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