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문턱을 넘다, 다시 치앙마이

by 나들레



첫 치앙마이, 나는 문턱 위에 서 있었다.


발걸음을 떼지 못한 채, 거리를 스치는 냄새와 소리만 가까이 스쳤다. 도시의 숨결은 느껴졌지만, 안으로 들어가는 용기는 아직 내 것이 아니었다. 겉모습만 스쳐지나 여행은 늘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두려움 대신 호기심이 나를 밀었고, 나는 조심스레 문턱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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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나에게 도망칠 곳이 필요했다.


번아웃으로 멍한 마음, 수술 후 회복 중인 몸. 그때 떠오른 것이 ‘홀로 치앙마이 한 달 살기’였다. 낯선 도시의 하늘과 골목에 기대어 숨을 고르며, 하루하루를 천천히 살아보려 했다. 그 한 달은 단순한 쉼이자, 삶의 새로운 길을 열어준 소중한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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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체류의 기억이 스쳐간다.


여행 첫날, 캐리어를 통째로 잃어버릴 뻔했고, 베드버그(빈대) 등 온갖 벌레들과 씨름하느라 밤을 꼬박 새운 적도 있었다. 냉방병과 열병이 겹쳐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만 있었던 날도 있었다.
그럼에도, 길을 잃고 헤매다 우연히 줄 서서 먹는 카페를 발견했고, 초면인 나를 가족처럼 챙겨준 식당을 만났으며, 무작정 떠난 근교 여행지에서 맞이한 잊지 못할 하루도 있었다. 돌이켜보면, 그런 모든 소동들이 하루하루를 오히려 더 깊고 진하게 만들었다.


동남아 음식의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 치앙마이에서 맛본 팟타이, 공심채(모닝글로리), 꼬치, 생과일주스... 아직도 그 향과 맛이 불쑥 떠오른다. 이렇듯 매일 새로운 음식을 경험하는 설렘이 내 여행을 이어가게 했고, 매년 두 차례, 6개월 가까이 현지에서 생활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지켜보며, 나도 이곳을 더 깊이 경험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자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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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후, 나는 다시 치앙마이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번에는 잠시 머무는 여행자가 아니라, 도시 속으로 한 발씩 천천히 들어가며, 지난 여행에서 남았던 아쉬움을 채우고자 했다. 치앙마이와 나, 서로에게 조금씩 익숙해지는 시간을 보내며, 문턱을 넘어 도시와 나 사이에 새로운 시간을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치앙마이에 왔다.




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당신도 치앙마이의 숨은 골목과 뜻밖의 사람들, 그리고 평생 잊지 못할 하루를 함께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 홀로 낯선 도시로 떠나고 싶은 당신에게, 이 글이 작은 충동이 되기를 바란다.







| 일러두기 |

이 책에 담긴 정보는 2024년 10월과 11월, 저자가 치앙마이에서 직접 경험함 내용을 토대로 기록되었습니다. 운영시간, 휴무일, 요금, 교통편, 환율 등은 시기와 현지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여행 시점에 맞춰 반드시 최신 정보를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이 책은 여행 에세이와 가이드북 성격을 함께 지니고 있으며, 일부 내용은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과 주관적인 감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자가 기록한 정보와 경험은 참고용으로 활용하시되, 여행에서의 선택과 판단, 그 결과는 독자 본인에게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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