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인정하고 직면합니다. 마음 편하게 하는 방법을 찾습니다.
출근하는 날, 회사 앞에서 립스틱을 샀습니다. 첫 출근인데 부랴부랴 나오느라 립스틱 바르는 것을 깜박했습니다. 핏기 없는 입술이 아파 보여서 보기가 싫습니다. 하지만 회사 앞에 올리브영이 있는 것을 기억하고 출근 전에 들려서 샘플로 입술을 바르고, 새것을 샀습니다. 첫 손님이 안 사고 나가면 가게에 민폐를 끼칠 것 같기도 하고, 회사에 하나 구비해 둘 필요도 있으니까요. 여전히 남을 배려하는 성격을 버리지 못하냐? 하고 자책하려다가, 남을 배려하는 것이 나의 특성임을 기억하고 인정합니다. 그렇게 해야 내 마음이 편하니까요.
첫 시작과 함께 일주일을 그렇게 보냈습니다. 내 마음이 편해질 수 있게 행동했어요. 인사팀장과의 면담에서 배수진을 쳤고, 상무님을 찾아가고, 이동할 만한 팀의 팀장님을 찾아갔습니다. 지금 팀의 팀장과도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었어요. 내 얘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그리고 팀에서 놀고 있습니다. 일종의 대기 상태여서 팀에서도 일을 받지 않고, 아직 행선지가 정해지지 않았으니까요. 첫날에는 면담하느라 바빴는데, 화요일부터 고비가 왔습니다.
아직 무엇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 객관적으로도 불안한 상태인 것은 맞지만, 자꾸 부정적인 짐작과 생각으로 로 기분이 나락으로 떨어짐을 느꼈습니다. 인지하고 인정하니까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어요. 대기 상태에 놓여있으니 당연히 불안한 것이다. 한 치 앞만 보자. 어떤 결론이 난 다음에 생각하고 행동해도 충분히 대처할 능력이 나에게는 있다.라고 생각하니, 불안이 멈추었어요. 나에게 일을 시키지 않는 건 회사 손해지, 내 손해가 아니란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그러니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보낼 방법을 찾고, 눈치를 보더라도 행동하는 내가 좋았습니다. 그전에는 눈치 보는 나를 구박하느라 아무것도 못했었는데, 이제는 행동할 수 있게 된 만큼 내가 변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월급 루팡 좀 하면 어때? 나중에 이 시간을 그리워할 것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지고, 시간을 무료하게 보내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습니다. 자격증도 신청하고, 관련 책도 구매했습니다. 첫 단락을 공부했습니다. 에세이도 쓰고, 회사 소식에도 귀를 쫑긋 세워봅니다.
재택을 하면서도 마음이 편했습니다. 휴직 전에는 재택을 하면서 - 회사 사람이 아무도 볼 수 없는 곳에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누군가의 시선이 따라다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오늘의 재택은 마음 편하게 하루를 보내고 있음을 깨닫고, 마음 상태가 맑아진 것 같아 기쁩니다. 나의 상태를 명료하게 깨닫고 인지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에 가까운 상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행복이 인생의 목적이 될 수 없지만 현재 상태를 정의할 수 있는 말이니까요. 다음 주의 나도 잘 보낼 수 있게, 주말도 건강하게 보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