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떠날 결심
결국 퇴사를 합니다. 19년을 일한 회사를 떠날 결심은 나를 지키기 위한 선택입니다. 전근 신청을 했고, 결정권자에게서 거절의 메시지를 들었습니다. 이제 남은 선택은 팀에 남아서 일을 하거나 그만두거나였는데, 팀에 남아서 같은 일을 하는 마음을 내는 것은 더 이상 할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는 결론이 났어요. 자연스레 회사를 떠날 결심을 하게 되었고, 남편과 상의하여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마음을 먹으니 행동이 바로 이어집니다. 소속 팀장과 인사 팀장에게 의사를 전달하고, 퇴직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할 때, 진정 원하는 선택이라면 하기 전에 엄청 두근거리고 심장이 뛰고 선택한 다음에는 설레고 기쁘다고 했습니다. 퇴사를 결정한 다음부터는 마음이 매우 즐겁고 설렙니다. 홀가분하기도 하고 산뜻한 느낌입니다. 드디어 자유가 주어진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이 듭니다. 19년 동안 한 회사에서 쭉 일하면서 변화에 대한 갈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과 쌓아둔 것이 없는 것 같은 불안에 선택하지 못 했습니다. 회사에서 내보내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습니다. 닥치면 해내는 나를 아니까요. 다른 사람들의 사직 발령이나 퇴사 소식 글을 보면서 한없이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할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나를 던지기로 결심했습니다.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보다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자리 잡는 것을 느낍니다. 물론 함께 청춘과 세월을 보낸 사람들의 서운함과 걱정을 마주할 때는 같이 서운하고 두렵기도 합니다. 출근하는 동안 마주해야 하는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함께 보냈던 시간과 정이 함께 쌓였으니까요. 20대의 꽃다운 청춘부터 아이 낳고 고군분투하던 인생의 풍경에 들어있던 사람들입니다. 그런 시선이 없다면 오히려 서운할 것 같습니다. 걱정 어린 시선이 내가 잘 살아왔다는 흔적 같이 느껴집니다.
지난 시간과 세월에 충분히 작별을 고하면서 과거를 정리하려고 합니다. 감정을 부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흘려보내는 것이 건강한 방법이란 것을 배웠고, 휴직과 복직을 지나오면서 퇴사를 결정하기까지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퇴사의 의미를 펼쳐서 새겨두고 싶습니다. 변화를 준비하면서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꺼내보고 싶습니다.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지 모르겠지만, 힘이 들면 이 순간을 후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때 조금만 더 버텨볼걸 하고요. 또 변화에 잘 적응해서 지나간다면, 이 순간을 잘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선택에 대한 정의가 달라진다는 것을 지난 시간 동안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지금 정의 내리는 퇴사는, 하고 싶은 것을 그대로 실행하는 것이고, 다른 사람의 의견과 판단에 휘둘리던 인생에서 스스로 선택하고 판단해서 행동하는 일입니다. 남에게 주었던 삶의 주도권을 나에게 가져오는 과정입니다. 남에게 휘둘리는 삶에서 불행하다고 느꼈던 지난날, 왜 이리 삶이 힘들기만 한 것인지 좌절하고 한탄하던 어두운 터널 속에서, 뚜벅뚜벅 걸어 화해의 빛 아래 서는 일입니다. 힘들었던 시간들을 후회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이 있음을 압니다. 충분히 잘 살아왔고, 그럴만했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잘 살아갈 것이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