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을 듣기 두려웠다.

"팀장 후임으로 누구를 생각하시나요?"

by 김까미

몇 주 전 패밀리데이 오후 반차를 쓰고 개포능선 등산할 사람을 소장님이 연구소 내에서 모집했다. 평소 등산을 좋아하기에 운동할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함께 하고 싶어서 바로 신청했다. 소장님 포함해서 총 6명이 모였고, 등산 가방과 운동복을 챙겨서 출근했고, 오후 2시 수서역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팀장 퇴사에 대해 팀원들 알죠? 팀 분위기는 어때요?"

힘겹게 오르막을 오르는 도중 어쩌다 보니 소장님과 둘이 걷고 있었다. 자연스레 여러 주제의 가벼운 이야기를 하다가 회사 이야기도 나왔다. 팀 분위기에 대해 질문하는 소장님의 질문에 가볍게 대답했다.

"네, 다들 알고 있습니다. 우리 이제 어떡하죠? 하고 있어요."

"아, 오들오들 떨고 있는 건가? ㅎ"

"네.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만 앞서네요. ^^"

"뭘 두려워하고 그래. 되는대로 하는 거지. 팀장이 하던 일을 받아야 하는데, 아무도 안 받겠다 하면 내가 쥐고 있어야지 뭐."


이 짧은 대화 뒤에 바로 물어보고 싶었다. '팀장 후임으로 누구를 생각하시나요? 저에게 맡겨주신다면, 운영 업무는 이미 전부 받아와서 할 만 한데, 기술 검토 부분은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턱끝에 걸려서 뱉지 못했다. 말할까 말까 고민하는 사이, 길을 잘 못 들어서 다시 돌아가느라 소장님과 대화가 끝났다. 다시 질문할 타이밍은 없었다.


기회인 것 같은데 확인하기는 두렵다. 나에게 '팀장'이라는 자리는 굳건한 유리천장 같은 느낌이었다. 경직된 이전 회사의 분위기가 머릿속에 박혀 있어서, 팀장의 권위와 책임, 역할이 막대하게 느껴지기에 부담이 먼저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회사의 분위기와 비교해 보면 팀장에 대한 기대와 역할, 책임과 권한이 다른 부분이 많이 보인다. 그래서 슬그머니 할 수 있지 않을까? 나의 선입견이 아닐까? 스스로 정한 한계가 아닐까? 하는 자기 점검을 하고 있다.


그런 내가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답답할 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런 내가 충분히 이해된다. 두려움에 물어보지 못한 내가 충분히 그럴만했다. 퇴사를 할 때도, AI를 배울 때도 그랬다. 처음에 바로 행동하지 못했다. 그래도 결국 행동했고, 확인했었다. 그러니까 다음에는 물어볼 수 있다고 믿는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