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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독증을 극복하고 억만장자가 된 '리처드 브랜슨'

학습장애(학습부진)를 극복한 스토리 #5

난독증(難讀症, dyslexia)은 지능과 시각이 정상이고, 듣고 말하는 데도 별다른 지장을 못 느끼며, 다른 학업영역에서는 적절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단어를 정확하게 읽지 못하거나 철자를 인지하지 못하는 학습 장애를 말한다. 보통 뇌 회로의 측두-두정 영역과 후두-측두 영역의 '후방읽기 시스템'에 생긴 결함때문에 글자를 해독하지 못하며, 글자가 뜻을 알 수 없는 기호처럼 보여서 읽기에 어려움을 겪는다. 난독증은 선천적으로 일어나며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난독증은 지능과 상관이 없으므로 이를 극복하거나, 여전히 난독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 중에도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많다. 퓰리처상을 받은 극작가 웬디 워서스타인, 에미상을 받은 드라마 작가 스티븐 캐널, 유명 영화배우 톰 크루즈 등이 대표적인 예다. 난독증이 있는 사람 중에는 시각적 사고능력과 통찰력, 직관력, 문제해결력, 상상력, 단순화 능력 등이 뛰어난 경우가 많다. 글자를 읽기 힘든 만큼 다른 방식으로 기억하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사업가로 성공한 사람이 많은데, 지금부터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보자.     

전 세계 400여 개의 자회사, 직원 5만 명의 규모로 유럽에서 가장 큰 기업이며, '타임'이 롤스로이스 이래로 영국 최고의 브랜드로 평가한 곳이 바로 '버진(Virgin) 그룹'이다. 버진 그룹의 창업주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은 난독증으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다가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회사를 설립해 독특한 경영전략과 마케팅 방법으로 버진 애틀랜틱 항공Virgin Atlantic Airways, 버진 메가스토어Virgin Megastores, 버진 호텔Virgin Hotels, 버진 모바일Virgin Mobile, 버진 머니Virgin Money, 버진 와인Virgin Wine 등 수백 개가 넘는 브랜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브랜슨이 지금까지 번 돈은 약 420억 달러(약 44조원)나 된다.      


브랜슨은 선천성 난독증 때문에 글을 읽거나 쓸 줄 몰라서 학교 수업을 전혀 따라갈 수 없었고, 모든 시험에서 낙제했으며, 늘 꼴찌를 맴돌았다. 선생님에게 회초리로 맞은 날이 많았고,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너무 멍청하거나 게을러서 숙제를 못한다는 이유로 신체적 학대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다 열여섯 살 때 런던 지역의 대학생들을 위해 『스튜던트Student』라는 잡지를 창간했는데, 편집하거나 읽지는 못했지만 기숙사 공중전화를 이용해 잡지를 파는데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브랜슨이 학교를 그만두었을 때 교장 선생님은 그가 감옥에 가거나 백만장자가 되거나 둘 중 하나일 거라고 예감했다.      


브랜슨은 10대 이후로 어떤 사업에서도 일상적인 업무에는 손을 대지 않았고, 회사 경영의 가장 기본인 재무제표도 읽지 못했다. 그런 그에게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기사 작위를 주었고, 세계적인 경영컨설팅 그룹인 액센추어Accenture는 '50대 경영 구루’로 선정했으며, 언론에서는 그를 ‘포스트 잡스Post Jobs’시대를 이끌 인물로 손꼽았다. 브랜슨이 이런 성과를 낸 비결은 남다른 생각과 반항아 기질, 모험심, 도전정신, 업무 위임 등이다.      

브랜슨은 버진의 반항적인 이미지를 널리 알리기 위해 열기구를 타고 세계 일주를 하거나 모터보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거나 탱크를 타고 타임스퀘어에 등장하기도 했다. 이런 브랜슨의 모험가 기질은 남자만 파일럿이 될 수 있던 시대에 남장까지 해가며 비행기 조종사의 꿈을 이룬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다. 그녀는 아들을 독립적으로 키우기 위해 브랜슨이 네 살밖에 안 됐을 때 집에서 8킬로미터 떨어진 들판에 데려다 놓고 집까지 찾아오라고 했고, 열 두 살 때는 추운 겨울날 지도 한 장만 들고 자전거로 50마일을 달려 친척집에 다녀오게 하기도 했다.      


어머니 덕분에 자립심과 자신감을 키운 브랜슨은 어릴 때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아홉살 때는 집 앞마당에서 어린 묘목을 길러 크리스마스 트리로 파는 일을 했고, 스무 살 때는 음악을 들어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매장을 꾸며서 음반이 아니라 즐거움을 파는 가게를 운영했으며, 스물 두살 때는 음악 천재 마이크 올드필드Mike Oldfield의 앨범을 제작하면서 음반회사를 운영하기도 했다. 그는 즐거움을 추구하며 대담하게 사업을 확장시켜 나가면서 항공과 고속열차, 은행, 음료, 호텔, 영화, 이동통신, 친환경연료 등 400개가 넘는 브랜드를 가진 대기업으로 회사를 성장시켰다.      

리처드 브랜슨은 우등생과 기업가의 자질은 전혀 다르다고 말한다. 우등생의 자질을 가진 학생들은 학교 시스템에 복종하면서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열심히 교과목을 암기해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좋은 학생?'이다. 하지만 기업가의 자질을 가진 학생들은 무한한 꿈과 열망, 호기심, 고집스러움, 반항심 때문에 학교에서 문제아로 불리는 '나쁜 학생?'이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우등생의 자질이 어려운 이론을 배우고 학위를 받는데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사회에서는 그 자질이 이론에 갇혀서 새로운 생각과 도전을 하지 못함으로써 불리하게 작용한다. 리처드 브랜슨은 난독증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있음을 세상을 향해 증명해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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