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지기: 우리의 길 8화

에피소드 8: 예상치 못한 사고


국토지기: 우리의 길


에피소드 8: 예상치 못한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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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도착한 기쁨도 잠시, 지리산 하산길은 생각보다 더 험난했다.

정상까지의 길이 가파르긴 했지만, 적어도 올라가는 길에는 방향이 정해져 있었다.

그러나 내려가는 길은 한 걸음 한 걸음이 더 조심스러워야 했다.

풀려버린 다리 근육, 방심하면 무너질 균형 감각, 그리고 미끄러운 돌길까지.

조원들은 피로가 몰려오는 몸을 끌고 천천히 내려가기 시작했다.


강민우는 배낭을 조정하며 숨을 내쉬었다.

‘올라갈 때보다 내려가는 게 더 어렵다고 하더니, 이래서 그랬던 거구나.’

앞서 걷던 정하늘이 돌에 발이 걸려 휘청이는 모습을 보고는 민우도 발걸음을 더욱 신중하게 옮겼다.


박태성이 앞쪽을 걸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속도 조절 잘 해라. 무리하면 한 번에 다 쏟아질 수 있어.”

“알겠어요.” 하늘이 긴장된 표정으로 대답했다.

평소라면 장난을 쳤겠지만, 지금은 그럴 기운도 없어 보였다.


조원들은 한 줄로 길게 늘어선 채 천천히 걸었다. 그러나 하산길은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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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이 일어난 건 쉬다가 다시 출발한 지 30분쯤 되었을 때였다. 갑자기 저 앞쪽에서 비명이 들렸다.


“조심해!”

모두가 놀라 고개를 들었다.


유민준이 중심을 잃고 그대로 미끄러졌다. 그의 몸이 경사진 곳을 따라 빠르게 아래로 구르기 시작했다.


“민준아!”

이서연이 소리를 지르며 뛰어갔다. 그러나 너무 가파른 길이었다.

조원들은 당황해하며 그대로 얼어붙었다. 그는 단단한 바위에 부딪히며 멈춰섰다.


박태성이 먼저 뛰어갔다. 그 뒤를 이어 최지우와 하늘도 달려갔다.

“괜찮아?”


민준은 헐떡이며 몸을 일으키려 했다. 얼굴에는 긁힌 자국이 몇 군데 있었고, 팔목을 감싸 쥐고 있었다.

“괜찮은 거 같은데, 팔이 좀”


최지우가 살펴보더니 인상을 찌푸렸다. “살짝 접질린 것 같아. 크게 부러진 건 아니지만, 무리하면 위험해.”

이서연은 이를 악물었다.

‘이대로 계속 내려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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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들은 민준을 둘러싸고 고민에 빠졌다.


“여기서 구조 요청을 할까?” 정하늘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 정도로 헬기를 부를 순 없어.” 태성이 단호하게 말했다.

“게다가 우리도 무리하면 위험해. 우리가 천천히 도와주면서 내려가는 게 제일 현실적이야.”


민우가 입을 열었다. “그럼 어떻게 할까요?”

“번갈아 가면서 부축하자.” 서연이 결정을 내렸다.

“우리가 도울 수 있을 만큼 도와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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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준을 부축한 채 조원들은 한 걸음씩 신중하게 내려갔다.

태성이 앞에서 길을 살피며 위험한 곳을 피했고, 지우는 민준의 상태를 계속 확인했다.

하늘은 무거운 가방을 대신 들어주었다.


민우는 처음으로 느꼈다. ‘이제는 나 혼자 가는 게 아니라, 함께 가고 있구나.’


한 사람의 부상은 모두의 속도를 늦추었지만,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다.

모두가 서로를 믿고 있었다.


몇 시간을 걸어 내려간 끝에, 마침내 하산길의 끝이 보였다.

조원들은 힘겨운 표정을 지었지만, 그들 사이에는 묘한 안도감이 감돌았다.


민준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고마워, 진짜.”

태성이 그의 어깨를 툭 쳤다. “별말을 다 하네. 같이 걷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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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내려왔지만,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조원들은 이제 더 큰 도전 앞에 서게 된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깊어지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감정이 싹트기 시작하는데.”


전국 대학생 국토순례단 국토지기(Since 1999) http://www.kukt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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