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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지기: 변화와 성장 9화

에피소드 9: 가족과 일의 균형

국토지기: 변화와 성장


에피소드 9: 가족과 일의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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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의 한적한 주택가. 가을 햇살이 부드럽게 비추는 아침, 도로 옆 가로수들이 노랗게 물들어 있었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정갈한 단독주택들이 줄지어 서 있었고, 창가마다 작은 화분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정수민의 집도 그중 하나였다. 깔끔하게 정돈된 앞마당에는 아이들이 타던 자전거가 놓여 있었고, 창문을 통해 집 안에서 아침을 준비하는 가족의 소리가 흘러나왔다.


주방에서는 아내가 조심스럽게 계란을 깨 넣고 있었다. 식탁에는 이미 따뜻한 토스트와 우유, 그리고 정갈한 반찬들이 놓여 있었다. 정수민은 노트북을 켜서 이메일을 확인하면서 커피 한 모금을 마셨다. 두 아이가 뛰어다니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


“아빠! 오늘 저녁에는 같이 보드게임 해줄 거죠?” 첫째가 환하게 웃으며 물었다.


정수민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럼, 약속했잖아. 근데 숙제 다 하고 나서 해야 한다?”


아내가 웃으며 한 마디 덧붙였다. “당신, 지난 주에도 야근한다고 약속 못 지켰잖아요. 오늘은 정말 일찍 오기예요.”


정수민은 손을 들며 장난스럽게 항복하는 척했다. “알겠어, 오늘은 반드시 일찍 올게.”


아내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당신 요즘 너무 바빠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가 어렵잖아요. 그래도 가끔은 여유를 가지는 것도 중요해요.”


정수민은 아내의 손을 가만히 잡으며 말했다. “나도 알아. 그래서 주말에는 꼭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해.”


정수민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가족과 보내는 시간의 중요성을 되새기며, 가족과 일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 중이었다.


한편, 강남의 한 카페에서는 김도현과 박서윤, 한지혜가 모여 비슷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세 사람은 각자의 커피를 앞에 두고 가정과 일의 균형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김도현이 먼저 말을 꺼냈다. “회사 일에 몰두하다 보면 가족과의 시간이 줄어드는 게 문제야. 하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도 삶에서 중요한 요소잖아.”


한지혜가 맞장구쳤다. “맞아. 우리 모두 20대 때는 일에 올인했지만, 이제는 가족과의 시간도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나이가 되었어.”


박서윤이 덧붙였다. “결국 중요한 건 균형이야. 일이 삶의 전부가 될 수 없고, 가족을 위해서라도 나 자신을 돌보는 것도 필요해.”


김도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나는 자기계발을 위해 하루에 한 시간은 꼭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하려고 해. 그런데도 가끔은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


한지혜가 공감하며 말했다. “나도 그래. 그래서 나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때 휴대폰을 멀리하고 온전히 집중하려고 노력해. 하루에 한 시간이라도 온전히 함께하는 게 중요하더라고.”


박서윤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배우자와의 관계도 중요해. 나는 남편과 주말마다 산책을 하면서 대화를 나누려고 해. 바쁜 일정 속에서도 소소한 시간을 함께 가지는 게 정말 중요하더라고.”


김도현이 무슨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일과 가정의 균형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 보니 예전에 책에서 읽었던 내용이 생각난다.”


“어떤 내용인지 빨리 말해봐.” 한지혜와 박서윤이 궁금증을 참을 수 없다는 듯 말을 재촉했다.


김도현이 말을 이었다.

“김난도 교수의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라는 책에 재미있는 내용이 소개되어 있어. 어른의 트릴레마, 혹은 힘겨운 저글링에 대한 이야기야.”

“어떤 직장인이 결혼해서 유치원생 딸을 하나 두고 있어. 그런데 어느 날 저녁에 몇 가지 일정이 겹치는 일이 생긴 거야.”

“회사 일은 외국에서 중요한 바이어가 방문해서 출국하기 전, 오늘 저녁에 실무책임자인 나와 미팅을 갖고 싶어해.”

“가족 일은 딸과 새끼손가락을 걸고 꼭 가기로 약속한 생애 첫 번째 학예회가 오늘 저녁에 열려.”

“나의 일은 젊은 시절 우상이었던 록밴드의 내한 공연이 하필 오늘 저녁이야.”

“너희들이라면 어디로 갈 거야?”


한지혜가 난감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참으로 어려운 상황이네? 이걸 선택하면 저걸 망치게 되고, 저걸 선택하면 이걸 잃게 되고...”


박서윤이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드라마에서나 나올법 한 상황이긴 하지만 책에서 뭔가 지혜로운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을 것 같아.”


김도현은 자신만 알고 있는 비밀이 있는 듯 묘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김난도 교수는 자신이라면 이렇게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일단 딸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학예회장으로 향해. 하지만 퇴근길이 꽉 막히는 바람에 이미 학예회는 시작되었고, 와바야 소용없다는 화난 아내의 문자메시지를 받고서야 그럼 바이어라도 만나야겠다는 생각에 차를 돌리기로 해. 약속장소에 도착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기다리다 지쳐 바이어는 돌아가고 없어. 기왕 이리 된 마당에 콘서트 끝물이라도 보자 싶어 공연장으로 달려가보지만 금방 끝이나 버렸지.”


박서윤이 머리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아악! 머피의 법칙이 쓰나미로 몰려오는 상황은 생각만 해도 끔찍해!”


한지혜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내게는 저런 최악의 상황이 생기지 않기를 그저 간절히 기도할 뿐이야.”


김도현이 두 사람의 반응이 재미있다는 듯 미소지으며 말을 이었다.

“김난도 교수는 현명한 사람이라면 이렇게 행동했을 거라고 얘기해. 바이어를 딸의 학예회장 근처에서 만나. 자신의 가족을 꼭 보여주고 싶다면서 학예회장에 함께 들러 아내와 딸을 소개하는 거지. 딸에게는 끝까지 함께 있어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쪽지와 선물을 남기고 연극이 시작되면 바로 나와. 그러고는 바이어에게 여기까지 와줘서 고맙다고 인사하고는, 대신 멋진 콘서트를 예매해두었으니 같이 관람하자고 제안해. 함께 콘서트를 본 후 뒤풀이로 생맥주를 마시면서 업무 얘기를 해.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인 가족을 소개하고, 다시는 못 볼 록밴드의 마지막 공연을 함께 볼 만큼 친해졌으니, 비즈니스에서도 분명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한지혜가 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럴싸하긴 한데, 뭔가 비현실적이고 작위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것 같아.”


박서윤도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

“내가 그 바이어라면 그 사람의 계획대로 끌려 다니느라 뭔가 이용당한 느낌이 들어서 오히려 멀리하게 될 것 같아.”


김도현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도 처음에는 ‘저런 직장인이 현실에서 정말 존재할까?’라는 의문이 들었어. 그런데 시간이 한참 지나서 다시 생각해보니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하나씩 해결책을 찾다보면 저런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더라구. 물론 정답은 없지만 말이야.”


이들은 각자의 경험을 나누며, 가족과 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얘기를 이어갔다. 바쁜 직장인으로서 아이들과의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배우자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법, 그리고 개인의 성장까지 포함된 대화는 더욱 깊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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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이 새로운 사업 구상을 발표하는 날. 그는 과연 회사의 핵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을까? 그리고 가족과의 균형을 유지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을까?


전국 대학생 국토순례단 국토지기(Since 1999) http://www.kukt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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