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생각
아내가 IELTS부터 MIT를 거쳐 AUT에서 공부하면서 우리 부부 모두 사고방식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누구는 ‘지금 뭐 하고 있느냐, 시간은 빨리 흘러가는데 어서 사업을 하던가 내 밑에 와서 배워서 집 살 생각을 해야 하지 않느냐’ 등등의 이야기를 그동안 많이 했고, 솔직히 그런 말에 마음이 흔들렸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집 모기지에 매여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며 은퇴만을 바라보고 살아가기는 너무 인생이 짧다고 생각한다.
이민을 왜 왔는지 생각한다면 나는 자녀 때문도 아니요 더 나은 배부르고 등 따스운 부요한 삶도 아닌 내가 하고 싶은 일, 특별히 내 안에 본능적으로 꿈틀거리는 그 꿈대로 살아가고 싶어서 온 것이기에 내 젊은 3-40대의 시절이 지나간 후에 남는 것이 재정적인 불안정과 확실치 않은 미래일지라도 (아마도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나는 아주 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모든 사람들이 다 의례히 생각하는 그 길로 가기보다는 내가 하고 싶고 내 아내가 하고 싶은 일에 시간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어차피 이민 자체가 안주하고 정해진 길보다는 모험을 하러 떠나온 삶의 여정이 아니었던가.
아무튼 아내는 그렇게 레벨 5를 지나 6,7과목을 지나면서 아내는 나에게 놀면 뭐하냐고 공부를 권했다.
그래서 나 역시 상담학 학사과정에 들어갔다가 지난번에 말한 대로 갑작스러운 상황에 공부를 보류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동안 생각했던 의사, 변호사, 등등의 직업에 대해 더 이상 우러러보지 않게 된 것 같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1세대의 삶은 생존을 위한 삶이기에 꿈을 품을 여력이 없다. 따라서 그 꿈을 자신이 아닌 자녀에게 투영하고 자녀에게 투자한다.
나는 잘못되더라도 자녀는 잘되야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한국에서 의사네 변호사네 하면 학창 시절부터 공부를 잘했고 뭔가 우러러보는 그런 분위기에서 컸기에 뉴질랜드에 와서도 의사라고 하면 뭔가 달리 봤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가 공부하는 아내의 모습과 잠시 동안 대학 입학시험을 보고 대학에 다녔던 짧은 시간 동안 그저 Health and Science과목을 이수해서 들어간 것뿐이지 그 사람이 대단해서 들어가는 것이 아님을 알았다.
물론, 공부의 양이 어마어마 하긴 하다. 그리고 정말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이 다른 사람 위에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나라의 강점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꿈을 품고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다. 물론, 그 꿈을 실현하는 길은 수많은 장애물과 어려움들이 있다.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여기에서 학과 과정을 하지 않았더라도 IELTS 시험을 봐서 원하는 과정에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공부를 시작할 수 있다.
공부가 쉽다는 말이 아니다.
내 아내도 매일 밤 눈물로 외워지지 않는다고 하소연을 하며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면 더욱 그렇다. 생존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꿈을 향해 달려가는 길은 정말 뼈를 깎는 고통이 수반된다.
이민 2세대 역시도 그들만의 아픔과 삶의 무게가 있다. 1세대와 2세대의 무게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다.
영어가 모국어든 아니든 간에 새로운 나라에 왔으면 그 나라 문화와 언어를 배우는 것은 당연하다.
그저 동경만 하지 말고 막연한 두려움에 주저하지도 말고 꿈이 있다면 믿음으로 한번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저 그 학과에 들어가 그는 의사를 직업으로 선택한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