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그리고 시련 4

아내

by 뉴질남편

지원한 회사들이 점점 많아지다 보니 아내는 어느 회사에 자신이 지원했는지를 잊어버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연락이 오면 '여기가 어디지?'라고 당황하기 시작했고, Seek 목록을 보면서 본인이 지원했던 회사를 떠올렸다. 너무 비효율적이고 혹시나 그렇게 하다가 기회를 놓쳐버릴까 봐 엑셀로 정리해서 순번대로 어느 회사인지 지원하는 포지션은 무엇인지 언제 지원했는지 어느 플랫폼으로 지원했는지 직접 했는지 Recruiter를 통해서 했는지를 정리해 놓으라고 했다. 나 역시 목회일을 하면서 누가 누군지를 기억하려면 엑셀파일로 언제 어디서든 바로 찾아볼 수 있게 정리하는 것이 필요했기에 아내는 내 조언을 따라 엑셀로 본인이 지원한 회사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이 작업이 필요했던 이유는 전화로 인터뷰 약속을 잡는데, 깜빡하고 회사에서 리마인드 이메일을 보내지 않아서 회사 이름도 찾을 수 없었고 회사 주소도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인이 그동안 지원했던 모든 회사들을 일일이 다 살펴보면서 전화번호를 대조하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서 반드시 기록을 통해서 본인이 어디에 지원했는지 바로 찾아볼 수 있게 모든 활동을 데이터화하라고 했던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인터뷰를 보러 오라고 했던 회사를 찾았고, 결국 인터뷰를 보았다. 회사는 사실 이미 내부내정자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본인의 커리어를 생각할 때 회사규모와 포지션이 마음에 들었던 지라 본인을 어필하고 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를 하고 인터뷰를 끝냈지만 인터뷰 한 직원의 표정이 그렇게 밝지 않은 것을 보고 안되리라는 것을 직감했다. 역시 낙방이었다. 내부 내정자를 뽑았다고 연락이 왔지만, 이력서가 너무 마음에 들었기에 그래도 너는 top 3안에 들었던 지원자였다고 행운을 빈다고 연락이 왔다.

지난번 던킨도넛 때도 똑같은 말을 했었는데, 그런 말은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 Top 3을 원하는 게 아니라 뽑아주는 것을 원했다. 역시 같은 회사에서 두 번째 다른 포지션으로 채용공고가 올라왔다. 역시 아내는 또 지원했다. 인터뷰까지 갔다. 내 기억으로는 당시에는 종이를 주면서 accessment를 진행하며 시험 비슷한 것을 봤다고 했다. 안타깝게도 아내는 뒷면에 문제가 있는 것을 몰랐고 여유롭게 앞면만 풀고 띵까띵까 놀고 있었는데 정해진 시간이 다 지날 때쯤 뒷면에 문제를 발견해서 역시 시험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이런저런 인터뷰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결과는 낙방. 아내는 좌절했다. 전화가 왔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모르겠지만 전화 온 사람에게 다짜고짜 물었다.

"After attending several job interviews, I always hear that I was a strong candidate but unfortunately, they decided to go with someone else. Could you please be honest and let me know what I might be lacking and what I can improve on?"

아내에게 돌아온 대답은 참으로 혹독했고 아내를 더 절망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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