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정 때기.

by 감성케이



2013년 4월 6일 토요일. 비가 참 많이도 내렸다.


아빠는 이 날 죽어도 외출을 하시겠다며,

아침부터 소란을 피우셨다.
무엇때문인지 아빠는 잔뜩 화가 나있었다.
전날, 면회를 가지못해서 아빠가 서운해서

그러는걸까
아빠는 우리도 필요없다며 언니에게

현금 60만원만 뽑아오라고 시키셨다.
평소에 안그러시던 아빤데, 그날 따라 이상했다.

햇빛 짱짱한 날에도 외출하기 힘든 몸인데,
아빠는 오늘 무슨일이 있어도 나가야 된다며
외출을 허락해주지 않는 간호사에게 화를 내셨다.

일단 아빠를 진정시키고 간호사에게 빨리 돌아오겠다며 허락을 받고 차를 가지고 있는 언니와 함께

아빠를 모시고 외출을 했다.

아빠는 제일먼저 안경을 맞춰야 된다고 하셨다.
일전에 성경책을 잃어버리면서 같이 잃어버리는

바람에 맞지 않는 안경으로 쓰시다가 이번에 바꾸시려고 하시는거였다.
아빠는 제일 비싸고, 좋은 안경테와 렌즈로 안경을 맞추셨다. 병원비때문에 단 돈 만원에도 벌벌 떠는 언니와 난데, 아빠는 아무렇지 않게 십오만원이

넘는 안경을 맞추시고

이번엔 백화점에 가자고 하셨다.

외출도 힘들어서 일반복 입는 일은 거의 없는데,
아빠는 백화점에 가서 바지 두벌과 티셔츠도 하나 장만하셨다. 옷은 제대로 입어보지 않고 말이다.

왜 갑자기 그러시는지 아빠를 이해 할 순없었지만,
그냥 아빠가 하는되로 가만히 지켜보기로 했다.
화라도 냈다간 아빠의 혈압만 높아질게 뻔하니까 말이다.

아빠는 옷을 구입하고나서 다리에힘이 풀리셨는지
중심을 잃고 제대로 걷지를 못하셨다.
그 모습을 보니 왜 말을 안들어서 이 상황까지

오게 한건지 아빠에게 화가 났지만,

한편으론 울컥했다.
그렇게 아빠는 병원으로 바로 왔다.

구입한 옷을 그대로 입고 왔던 아빠의 옷을


환자복으로 갈아입혀드리면서
그렇게 나가도 싶을 정도로 여기가 답답하셨을까 하는 마음에 눈물이 났다.
아빠는, 그걸 아셨는지...

미안하다 라고 말씀하시고 힘든 몸을 침대에

누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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