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단둘이 살았는데도,
생각보다 짐이 꽤 많았다.
버리고 버려도 그대로인것 같은 느낌.
그러다 옷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엔 옷 수거함에 넣으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집 주변을 아무리 찾아봐도 옷 수거함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인터넷을 동원해 알아본결과,
옷은 재활용센터에서도 수거해간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나 역시 재활용센터에 옷을 맡기기로 했다.
직접 수거하러 오시기도 하고
그 수거한 물건들을 가지고
다른나라에 준다는 말을 듣기도해서 일단
버리는것보단 그게 훨씬 나을것 같다는 생각에
아빠 옷을 하나, 둘씩 포대에 담기 시작했다.
아빠옷은 평상복보다 작업복이 좀 더 많았는데
옷을 만질때 마다 그 옷을 입고계셨던
아빠 모습이 자꾸 떠올라서
순간순간 울컥하기도 했다.
그 중에서 아빠의 양복이 눈에 들어왔다.
아빠가 한번도 입지 않은 새 양복.
'언니 상견례때는 아빠가 처음이라 제대로
못 차려입고 갔지만, 효정이 니 상견례때는 아빠가 준비해서 잘 차려입고 가야겠다'며 구입했던 양복.
돌아가시기 전까지 한번도 입어보시지는 않고,
드라이만 계속 맡겼던 양복이다.
그렇게 아끼셨는데, 입원하시기 불과 한 달전에도 이 옷을 맡기셨던 기억이 난다.
상견례때 입을거라고 큰맘먹고 구입하신
옷이였는데, 이젠 그 양복을 입을 아빠가 없다.
양복은 얼마든지 사드릴수 있는데,
그 옷을 입을 아빠가 없다는게 비통했다.
그래서 울었다.
이 옷을 포대에 담으면서 많이 울었다.
정말 다른나라에 이 옷이 전해져서
꼭 필요한 사람이 입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하며
양복만큼은 고이 접어서 포대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