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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책을 읽다 18화

《침팬지 폴리틱스》를 읽고

침팬지들에게 배운 정치 한 수이다.

by 휴헌 간호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5617089&start=pnaver_02

《침팬지 폴리틱스》는 침팬지의 세계에서 인간 정치의 기원을 찾아냈다. 침팬지의 세계를 행동생물학으로 들여다본 세계는 고도의 정치 세계였다. 그들의 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결코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이 아니었다. 리더는 고도의 정치적 술수를 사용할 줄 알았다. 연합전선을 펴 동맹을 맺거나 때론 분할 지배와 집단 지도 체제를 만들기도 한다.


흥미로운 점은 ‘인사’이다. 인사는 침팬지들 간의 존경과 복종을 표시한다. 권력 순으로 인사를 받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아래 표를 보면 이에룬이라는 침팬지가 가장 인사를 많이 받는다. 권력이 라윗과 니키로 넘어갔어도 이에룬이 더 인사를 많이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룬은 나이도 많고 전처럼 강력한 힘도 없는 데 말이다.


이에룬은 차분한 인상이나 천성적으로 계산이 빠르고 신경질적이며 이해관계에 민감하다. 때론 교활하고 잔인하기까지 하다. 니키와 연합하여 자기의 권력을 빼앗은 라윗에 대한 피의 복수는 그 정점이다. 이 복수로 라윗은 고환을 잘려 죽는다.


이 모든 것을 본 다른 침팬지들은 그런데도 이에룬에게 경의를 표한다. 저자는 이에룬이 왜 인사를 많이 받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 책 전체를 읽고 찾은 한 줄이 인사를 하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이에룬이 집단 내에서 벌어진 싸움에 개입해 약자를 도운 비율은 82%였던 반면, 니키는 22%에 불과했다.”


라윗이 지도자가 되었을 때 잠시 떨어진 인사 그래프는 니키가 리더로 된 뒤에 오히려 올라간다. 침팬지 세계는 ‘강자는 약자에 대한 배려’가 있으며 약자들은 ‘권력에 복종이 아니라 정의에 존경’을 표할 줄 안다.


2022년 2월, 대한민국 운명을 짊어질 대통령 선거 운동이 한창이다. 오늘도 언론에서는 온갖 궤변이 난분분한다. 우리들은 '강자가 아닌 약자를 배려하는 리더'에게 한 표를 주어야 하지 않을까. 침팬지들에게 배운 정치 한 수이다.

<존경 그래프> 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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