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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조 Oct 05. 2021

정말, 간절히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목표가 중요하다고들 이야기한다. 이정표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고도 한다. 목표가 있어야 뭐라도 하고 싶은 생각이 생긴다고 한다. 목표가 있어야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계획을 세우게 된다고 한다. 목표가 있으면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우리 몸의 세포가 움직인다고까지 하기도 한다. 정말일까?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은 누구나 해 봤을것이고, 지금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목표를 이룬 경험을 얼마나 했을까 생각하면 많은 사람들이 자랑스럽게 '그렇다'라고 대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나부터가 그렇다. 목표라고 내세운 무언가를 달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왜냐면 그 목표라는 걸 세우는데 딱히 공을 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목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많고, 문구가 흔히 보이고, 책이 넘쳐나는데도 불구하고 목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구체적으로는 목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 목표나 내세운다고 되는 게 아니다. 보통 우리가 내세우는 목표는 정말 내가 원하는 게 아닌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보자.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살 빼기/이직 공부하기/자격증 준비하기/경제 공부하기/운동하기/세계여행하기/책 읽기 등등 일반적으로 추구하는 다양한 목표가 있다. 앞서 나열한 목표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누가 들어도 좋아 보이는 목표다. 누구라도 이루고 싶은 목표다. 이 말을 뒤집으면 내가 원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고, 사회가 원하는 목표라는 이야기다. 오, 저거 좋아 보이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것 자체가 어떤 대상이 존재한다는 것이고, 대상이 존재한다는 것은 곧 내 안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말과 통한다. 


정말 간절하게 원하는 목표를 세운다면 그 목표 달성을 위한 행동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렇게 된다. 진짜 이루고 싶은 무언가가 있는데 손발을 놀리고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정말 누군가와 연애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외모를 가꾸고 교양을 쌓고 심리에 대한 책을 찾아보며 내가 원하는 상대에 어울리는 스스로를 만들어간다. 정말 어떤 기업에 취직하고 싶은 사람은 그 기업에서 원하는 스펙을 쌓고 재직자를 찾아가 조언을 구하며 면접에서의 넥타이 색깔과 기업 문화에 맞는 답변을 준비한다. 정말 주식시장에서 성공하고 싶은 사람은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사람들의 책을 보고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고 시장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한 시행착오를 반복한다. 


그러나 우리는 겉보기에 그렇듯한 거창한 목표를 세운다. 구체적이지 않고 뜬구름 잡는 문장을 사용하며 심지어 목표의 내용이 자주 바뀌기도 한다. 거창한 목표를 달성했을 때의 달콤한 결과만을 바랄 뿐 목표에 이르는 가시밭길을 걸어가기는커녕 생각도 하기 싫어한다. 왜? 내가 스스로 세운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진짜 내가 원하는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남의 목표를 내 것이라고 내세우고 있는걸 우리는 안다. 의식 레벨에서는 인지하지 못해도 무의식은 안다. 그래서 어디서 그럴듯해 보이는 남의 목표를 주워 와서 자 이제부터 이걸 달성할 거니까 열심히 해보자.라고 말하면 들은 채도 하지 않는다. 당연하다.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래서 목표를 세울 때는 그 문장이 내게서 나온 문장인지 살펴봐야 한다. 내가 막연히 바라는 어떤 결과를 욕망하는 것이 아닌지 내가 원하는 어떤 결과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이 목표가 진짜 나에게 필요한 걸까? 진짜 내가 추구하는 삶의 모습일까? 그렇게 숙고하고 여러 번 고친 끝에 나온 소중한 목표를 잘 간직해야 된다. 왜냐하면 그 목표 역시 '내 것'이라고 생각되기까지 적응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목표를 세우고 나면 어찌 되었든 지금까지 지속해온 내 모습과 다른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기에 당장 잘 되지 않는다. 머리로는 정말 이루고 싶지만 막상 가슴속 어디선가는 거부의 감정이 솟아오른다. 당연하다. 정말 당연하다. 왜냐면 목표를 이루고 싶은 욕망과는 관계없이 내가 지금까지 반복해온 내 삶이 있기 때문이다. 


300km로 질주하는 열차가 목적지를 바꾸어 유턴하기 위해서는 큰 호를 그려야 한다. 레일의 각도가 꺾여있는지 아닌지 모를 만큼 미세한 변화를 같은 방향으로 꾸준히 이어나갈 때 비로소 유턴이 가능하다. 그다음부터는 새로운 목적지를 향해서 전력 질주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빨리 바뀐 목적지에 도달하고 싶은 마음에 급격한 각도를 주면 열차는 탈선한다. 레일 밖으로 완전히 튕겨나가고 나서 왜 탈선했는지, 탈선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반성하고 다시 망가진 열차를 고치고 시동을 걸면 다행이다. 십중팔구는 스스로의 욕심으로 망쳐버린 과정은 애써 모른척하며 목표 자체가 너무 커서 그렇다는 둥, 분수에 맞는 목표를 가져야 한다는 둥, 어차피 나는 안된다는 둥, 나는 쉽게 멘탈이 흔들리는 성격이라는 둥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눈을 감아버린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목표가 무의식 깊은 곳까지 젖어들도록 스스로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어야 한다. 갑자기 새로운 목적지를 향해 핸들을 꺾어버리면 거울 뒤로 뒤따라오는 열차의 탈선에 이어 기관차가 뒤집어지는 광경을 목도하게 될 뿐이다. 무조건 그렇게 된다. 이건 우리가 나약해서도 아니고 멘탈이 약해서도 아니고 정신력이 부족하거나 의지가 18개월 유아 수준이어서도 아니다. 그냥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다. 우리가 그 당연함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엉뚱한 곳에 화풀이를 할 뿐. 


그렇기에 목표를 정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와 많은 시간 대화를 나누고 생각에 생각을 반복했다고 해서 끝이 아닌 것이다. 그 목표를 완전히 소화하여 전력 질주할 수 있는 준비가 될 때까지는 조금씩 내 무의식을 젖어들게 만들어야 한다. 조금씩 목표 달성을 위한 습관을 만들어 간다거나, 습관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준비 과정을 밟는다거나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브런치 작가 되기가 목표라고 하자. 목표 달성을 위한 기초 습관으로 하루 10분 책 읽기와 매일 한 줄 일기 쓰기를 정했다. 그리고 그 습관을 위해 10분 일찍 일어나고 자기 전 핸드폰 하는 시간 10분 줄이는 연습을 하기로 했다. 그렇게 단계적으로 목표를 향한 준비를 해 나가다 보면 처음 생각보다 쉽고 빠르게 목표에 도달하게 된다.


정리하면 이렇다.

 

1. 남들이 바라는 목표가 아닌 나 스스로 만든 구체적인 목표 설정  

2. 그 목표가 무의식에 스며들기까지 충분한 시간 기다리기

3. 기다리는 과정에서 목표 달성을 위한 습관 만들기 


그다음은 내가 알아서 움직인다. 목표 달성을 위해 자연스레 몸이 움직이고 머리가 생각을 한다. 그렇게 한동안은 좌충우돌하다가 이내 방법을 찾아낸다. 정말 신기하게도 그렇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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