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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조 May 17. 2022

자기개발의 종착점.

자기 개발의 끝은 자살로 귀결된다.


자기 개발이란 자신의 변화를 의미한다. 체계 안에서의 나의 역할을 고민하고 내가 어떻게 하면 쓰임을 다할 수 있을까에 포커스를 맞춘다. 대기업 취업을 위해 자격증을 따고 인성 공부, 적성 공부를 하는 것이 그 좋은 예이다.

자기 개발의 한계는 여기에 있다. 열심히 자기 개발을 한 끝에 원하는 목표를 달성해도 문제지만 달성하지 못하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 모든 화살을 나에게로 돌려버리기 쉽다. 내가 제대로 나를 '개발'하지 못했어. 나는 패배자야. 나는 안 돼. 스스로 자신을 지워버린다.


체제를 바꾼다는 개념에 도달하기란 참으로 어렵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처럼 나를 바꾸는 것에서 시작해 가정을 바꾸고 나라를 바꾸고서야 비로소 천하를 바꿀 수 있다는 개념에 익숙하다. 무언가를 바꾸기 위해서는 나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개념이 우리 무의식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내가 아닌 세계 자체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다거나, 세계가 바뀌어야 된다는 문제의식을 갖기가 쉽지 않다. 우리는 그렇게 교육받아 왔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가 인지하지 못할지라도 그렇게 생각하도록 쉴 틈 없이 압박받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변화를 갈망하며 쏜 화살은 결국 나로 돌아온다. 체제에 순응하여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간다. 한없이 치열한 경쟁 속으로 나를 던진다. 지금 내 상태로는 체제라는 이름의 정글에서 살아남기 힘드니 그들이 원하는 규격의 사람이 되기 위해 자기 개발이라는 이름의 허상에 빠진다. 사람은 개발되는 존재가 아니다. 자기 개발이란 곧 나라는 인격을 하나하나 제거하며 부품으로써의 인간으로 규격화되는 과정일 뿐이다. 


따라서 실제로 자살에 이르든 그렇지 않든 간에 나라는 자아는 사라진다. 목숨이 붙어있더라도 사실 죽어있는 것과 마찬가지 상태에 도달한다. 우리는 이런 존재를 좀비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자아를 잃어버린 좀비가 되는 것과 아예 죽어버리는 것에 차이가 있을까?


마침내 자기 개발에 성공해서 자아를 버리고 체제의 부품이 되어 좀비가 되거나, 자기 개발에 실패하여 스스로에게 모든 화살을 돌리고 내 존재를 지워버린다. 결국 자기 개발의 함정에 빠지는 순간 어느 쪽이든 자살에 이르게 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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