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 문득 생각난 붕어빵같이 달달하고, 부드럽고 자상한
오랜만에 브런치를 찾았다. 정말 글을 안 쓰고는 안될 것 같은 순간이라면 오늘이라고 해도 무관하다.
책을 발간하고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기에 출간과 관련된 이야기를 쓰면 더 좋았을 뻔했지만
내가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지 어떨 때 설레었는지를 이 순간의 감정들만큼은 많은 혼자 숨겨두는 것이
아니라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들과 이 설렘을 공유하고 싶었다.
오늘 나는 어떤 경험으로 인해 평범하지만 어느 순간 들어찬 그의 눈빛과 그의 다정함에
설렘은 최고조에 다르고 마음은 그에 대한 호감으로 자꾸 일렁였다. 자주 찾아오는 감정이 아니기에
이 일렁이는 마음에 깜짝 놀랐지만 는 이 일렁이는 마음을 그대로 두고, 그 설렘을 제공한 상대에게
티를 내지 않으려 했다.
그냥, 아무렇지 않게 대하면서 정말 편하게 그 사람과의 대화를 이어 가면서 느낀 점은
볼수록 내 이상형에 가까운 외모였다. 자꾸만 보고 싶은 눈. 젠틀한 매너. 그리고 배려가 기본태도였던
그가 나를 향해 대했던 모든 모습들은 잠깐이었지만 고마움을 느끼게 했고 설렘으로 이어졌다.
스치면서 몇 번씩 닿게 되었던 손과 손
큰 키의 그는 작은 키의 나와 대화를 하는 동안 허리를 구부리거나
고개를 내게 향하여 눈을 맞추고 내가 하는 말을 들으려 내 눈높이에 맞춰 때마다 눈을 보고 말했다.
그래서 내 마음은 계속 설레었다.
똑같은 하루인데 그 시간에 느낀 감정들이 기존의 내가 아니라 내 안에 오랜만에 잠자고 있던
감정이 깨어 나와 나를 찾아와 마구 두드려대는 것 같았다.
마치
'사랑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은 이런 거야! 누군가를 볼 때 마음에 기분 좋은 간지러움이 느껴지는 거야'
라고 새로운 감정들이 말해주는 것 같았다. 비록, 이 더 다가서지 못하고 내 마음과 다른 태도를
보이고 달아나버려서 더 이상의 몰랑거렸던 감정을 나눌 수는 없겠지만 왜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과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그렇게 애가 타고, 그 순간들을 행복해하는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감정을 그냥 흩날려 버리지 않고 기억하게 되었으니 아쉽지만 그래도 더 이상 붙잡고 있지는 않아야겠다.
누군가에게 호감을 느끼더라도 그에게서 멀어지면 그 호감을 흘려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누구보다 사랑에 자유롭고 설렘이라는 감정을 더 자주 느낄 수 있는 셈이니 그래도 꽤 로맨틱한 삶이 아닐까?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상대에게 기대감과, 바람으로부터는 너무 기대다 보면 상실감이 커져서 금세 비련의
상심이 가득한 여주인공 모드가 되어버리니 이 역할은 자처하지 않는 게 좋겠다.
그래도 내 감정에 더 솔직하게 대하고 한발 더 용기를 낸다면 정말로 내가 꿈꾸던 사랑을 하게 되면서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모습의 내가 사랑을 대하는 감정들을 충분히 느끼고, 감정에 솔직해지는
나를 찾아서 사랑을 하며 그 안에 수많은 설렘과 다정함으로 채워가며 내 안의 낯선 사랑의 감정들을
꺼내어 지금 내 안에 친숙한 감정들과 조화를 이루며, 행복의 감정들로 삶을 더 잘 일구어 가고 싶다.
삶이란 사람이 예측할 수 없고, 정해진 각본과 대본이 있지 않아서 더 재밌는 것 같다.
붕어빵 같이 속이 꽉 차서 내게 나누고 달달함과 따스한 맛을 보여 준 한 남자와의 경험이
브런치에 접속해서 이렇게 글을 안 쓰고는 못 배기게 할 줄이야.
사진출처:프리픽 <a href="https://kr.freepik.com/free-vector/watercolour-taiyaki-delicious-asian-sweet_9979181.htm#query=%EB%B6%95%EC%96%B4%EB%B9%B5&position=0&from_view=search&track=sph"> 작가 pikisuperstar </a> 출처 Freepi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