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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굠굠 Jan 23. 2021

대학교 때 이후의 첫 설렘

 관심 없는 척했지만 분명히 설렜다 

 


이제 다시 보지 못할 그분이겠지만  

2019년 가장 설렜던 겨울. 


얼마 전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패널들이 


첫사랑에  유독 더 안 잊히는 것은 


"다신 볼 수 없어서"라는 이유가 

투표 결과 1위로 뽑혔다는 것이라고 하는 것을 봤다.


나도 너무 공감되는 부분이다. 다시 볼 수 없기 때문에 은연중에 그 사람이 생각나고 

자꾸 다시 볼 날을 기대하고 그 사람과의 만남이 이루어지길 바라기도 한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내 인생에서는 그런 간절한 바람이 잘 이루어지는 

편이 아닌걸 보니 내 인생의 장르는 '기적적인 사랑'을 찍기에는 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첫사랑을 이뤘을 그 순간. 주인공들은  어떤 행복감과 설렘이 들어있을까 

감정을 겪어보기 전에는 쉽게 그 감정과 비슷한 기분을 느껴볼 수 없을 것 같다 


상상해보건대 사랑에 잔뜩 빠져 세상에 둘만 있는 기분이겠지,

서로가 너무 사랑스럽고 


내게는 대학교때의 남자사람친구에게 설레는 감정을 느껴본 이 후  


막 30대를 맞이한 2019년 그 해  겨울   

설레이는 기분과 큰 호감을 가지게 해 준 사람이 있었다. 


나를 지긋이 바라봐주는 시선에 단단했던 마음이 몰캉하고 녹아들면서  

심장이 갑자기 바쁘게 움직이는 느낌 


이 혼란스러운 감정은 그 사람을 향한 설레는 내  마음이었다. 


그 사람은 한 글쓰기 모임에서 처음 봤었는데 


첫날 앞자리에 앉았던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주던 그와 

같은 조가 되어 서로 더 가깝게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 있었고 

함께 글을 쓰고 대화를 나누면서 의도치 않게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하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이후, 모임에서 자연스럽게 그 사람이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타이밍이 엇갈려 보지못해 아쉬웠는데 


몇 개월 만에 같은 날 모임에 참석해서 그를 만났다.  


그리고 그날  모임이 끝나고 


일부 사람들, 그 사람, 나는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속으로는 정말 좋았는데 그 마음을 숨기고 그를 마주했다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분위기에서 

식사는 끝이 났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내 옆으로 걸어가는 그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자 

그는 짧게 답을 한 뒤 얼굴에는 미소를 띠고 걸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그도 사람들과 함께 했던 시간이 꽤 즐거웠었던 모양이다. 

 

웃는 그의 모습 그리고 

같이 걷는 그 순간이 좋아 설레이며 마음이 하트로 가득찼다.  


그게 그 사람과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짧지만 강했고  한동안에 내 마음에 깊게  남아 자주 생각나곤 했던 사람

 
이제 다시 볼 수 없는 사람이라 첫사랑처럼 애틋한 짝사랑


어딘가에서 그 만의 인생을 멋지게 살아가고 있을 그를

이제는 더 이상 궁금해하지도, 다시 만날 기적을 바라지도 않으려 한다 


'그때 이런 설레는 감정을 느끼던 나도 있었구나' 하고 아련했던 기억으로 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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