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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굠굠 Jan 30. 2021

잃어버리는 물건

 별것도 아닌 거 같은데 간절히 찾고 싶은 마음은 뭘까?   


지금껏 살아오면서 물건을 한 번도 잃어버린 적이 없는 
사람들도 있을까? 


생각해보면 별로 많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나 역시도 물건을 잃어버린 적은 많지만
고가의 물품을 잃어버린 적이 별로 없다

아주 어렸던 초등학교 때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보온도시락통을 잃어버려  엄마 아빠에게 심하게 혼나
서럽게 울며 내 물건을 악착같이 지키려는 어떤 힘이 더 강하게
자라났던 것 같다. 몇십 년이 지났는데도 그때의 서러움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보온도시락을 잃어버린 날. 나는 길도 잃어버려 
고생 아닌 고생을 많이 했는데.. 나의 이런 사정은 들으려고 하지도 
않고, 고가의 보온도시락통을 잃어버린 것에 큰 잘못을 묻는 
엄마 아빠가  참 원망스러웠다  

그 이후로도 지금도 
내 물건에 대한 소유욕이 강해 밖에서나 어느 외부공간에서 

활동을 하다가 집에 돌아오기 전이면  아까 내가 그 물건을 쓰고 잘 넣어뒀는지 

몇 번씩 생각하거나 확인하며 철저하게 챙기는 편이라 물건을 

더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게 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오롯이 내 공간인 내 집. 그중에 내가 주로 활동하는 내 방에서 
물건을 더 잘 잊어버린다.

너무 편하고, 안심할 수 있는 공간이라기 때문에 마음을 아주 놓아버린 탓이다. 

'없어져봤자 내 방구석 어딘가에 굴러다니고 있을 거야'


또 내 방에는 거의 나밖에 활동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나중에 찾으면 돼지

라며 마음이 한없이 관대해진다. 근데 정말 꼭 찾고 싶은 물건이 
보이지 않을 때면 3~40분을 그 물건을 찾기 위해 온 에너지를 쏟으며  
찾게 되면 기분이 급격히 좋아지며 만족감이 느껴지고
그 물건에 대한 애정이 듬뿍 쏟아진다.  내 손에 그토록 찾던 물건이 

들어왔을 때에의 그 희열감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것 같다.  


그렇지만 찾지 못하게 될 때도 있다. 

그럴 때면 참 애가 타고, 혼란스럽고 답답하지만 계속 찾아봤자 나오지 않는 
물건을 찾기 위해 계속 들여다봤자 내 시간만 허비될 뿐이다 

잃어버린 물건이 꼭 필요해 간절히 찾는데, 못 찾는다면  


원래부터 내게 없었던 물건이었다고 생각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안 그러면 계속 애타기만 하고, 안타까운 마음만 들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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