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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굠굠 Dec 21. 2021

화, 이대로 괜찮은가.

욱하는 성격 고치기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ㅇㅇ이는 참, 착해서 화도 안 낼 것 같아" 


"혹시 화 내 본 적 있어?"    


위에는 내가 20대 후반까지 들어본 말들이다. 

나는 그때 이런 질문에 "저 화나면 무섭고, 성격이 아주 다혈질이에요"라고 까지  답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져 조용히 웃으며 쑥스러워했는데 이 모습은 진짜 일종의 연기였고 내가 내 본모습을 알기에 어이가 없어서 

콧방귀도 안 나왔다.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는 모습이자 지금도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부분은 

단연 욱하는 성질이다. 어떤 상황에 특히 이러냐면 상대의 말투나 태도에  기분이 나빠지거나

하면 바로 얼굴 표정에 드러나거나 짜증을 내고, 감정적으로 대한다.   

가장 비겁한 건 얼굴이 아닌 목소리로만 상대하는 전화로 상담원 분들을 대면할 때 가장 제일 많이 

욱하거나 무례하게 따지고, 짜증 내는 건이 많이 있었다.  

 

내가 이런 성질을 가지게 된 건, 

유전적으로 아빠에게 받은 부분도 있지만 대학 졸업 후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같다.  


또, 직장에서나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사람들과 사소한 것들로 감정 상하는 일을 경험할 때면 그 들에게 

상한 감정을 돌려주기 위해 참 유치한 방법이나, 행동으로 되 갚아야지만 직성이 풀렸다.


대체  난  사소한 일들에 그렇게도 예민해서 사람들에게 모질게 해 버리는 것을 일삼았을까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비슷한 상황이 되면 어김없이 내가 피해받은 것이 억울해서 상대방도 한번 

똑같이 느껴봐야 한다는 마음이 앞서 더 악랄하게 굴거나 분을 터뜨리고 꼬투리를 잡으며 

마음에 분을 잔뜩 품고 살아갔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상대방은 그럴 의도가 없었던 때가 

더 많았을 것 같은데, 괜히 나 혼자 심술이 나 며느리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 난 못된 

시어머니의 모습을 한다.  


그렇게 하고 난 뒤에는 상처를 주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지고 자책하는 시간이 시작된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서도 어김없이 기분이 상하는 상황이 오면  짜증을 내고 불편한 상황으로 

만들어 가는 것에 이미 프로가 돼있었다. 그런데  나의 아픔 하나 때문에 아무 잘못 없는 그 사람들의

마음에 고통을 주고 말과 표정으로 상처를 받게 했고, 돌이킬 수도 없다는 게  마음에 큰 슬픔과

죄책감으로 계속 남아있다. 


그때의 내가 내 마음치료를 받았더라면 다른 방식으로 내 외로움과, 우울한 일상을 바꿔나가려고 

노력을 했더라면 그래도  얼굴도 못 본 사람들과 상하고 미워하는 감정을 가지게 되진 않았을 텐데... 

이런 마음들과 기억들을 내 머릿속 기억 보관함에서 끄집어낼 때면  안 좋았던 그때의 감정들이 

잔상처럼 튀어나와 다시 또 괴로워진다. 


정말 나의 마음은 바뀌고 싶고 극복하고 달라지고 싶었다. 그래서  주변에 있는 지인들 

친구들, 부모님에게 솔직하게 이런 나의 욱하고, 감정적으로 응했던 사례들을 말하기 시작했고 

진심으로 내 말을 들어주고 조언해주는 사람들과 그 조언들을 적용하려고 노력했던 굳은 의지 

덕분에 조금씩. 이런 상황에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려 긍정 회로를 돌리며 

흘려보냈더니 화를 내고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그래서  내가 "감사합니다"로 끝내거나 소소하게 웃음을 주고받으며 

서로 감정이 상하지 않고 기분 좋게 끝나는 통화들이 생겨나게 됐다. 


뿌듯함과 동시에 진작에 이랬으면 얼마나 모두에게 좋았을까 하는 후회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또 느낀 건. 화와  웃음은 정말 극과 극의 감정을 느끼게 해 주고 모두가 알다시피 웃음과 미소는 마음의

안정과 행복, 기쁨을 가져다준다. 내가 웃음이 많지 않지만 일부러 더 웃음을 만들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 

웃음이 나오지 않아도 입꼬리를 먼저 올리면서 상대방을 마주 하면 그래도 내가 남긴 그 미소가 그 사람의 

마음 어딘가로 흘러들어 가 다른 사람에게 또 전달된다고 생각하면 뿌듯하고 좋은 감정이 든다.   


이전에 어떤 책에서 본 내용인데. 한 회사에서 팀장이 아침에 회사로 걸려온 전화를 받았을 때 

짜증 섞인 사람의 전화여서 그 뒤  팀장이 사무실에 있는 다른 누군가에게로 짜증을 내고 계속 그 짜증이 

사무실 안을 돌았다고 한다.  한 사람의 부정적인 감정이  주변의 사람들에게 다 연결되고

전염된다고 들었다. 이 알고 있던 이야기를 다시 한번 써보니, 나는  얼굴에 미소를 짓고 웃음기 

있는 모습으로 내 인상을 바꿔 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친한 사이가 아닌 누군가에게 먼저 미소를 짓는 게 아직은 어색하지만 계속 노력하면 욱하는 것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지금도 계속 노력하기에 좋아지고, 고쳐지고 있는 것처럼. 

앞으로 더  웃으려는 마음을 가지고 조금씩 노력하다 보면 사람들 앞에서 먼저 활짝 웃어 보는 나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그때, 그날의 내 모습이 너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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