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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인춘 Feb 11. 2020

아내의 잔소리를 생각한다.

당신과 아... 안 살아 <최종>


“결혼생활에 있어서

남자가 해야 할 일, 여자가 해야 할 일을

구분해서 해야 한다는 것은 낡은 사고방식이야.

특히나 회사일 끝내고 집으로 들어온

남편의 가사 일은 더욱 그래.

예를 들어 밥 먹고 난 후의 설거지,

음식물쓰레기 버리기, 세탁기 돌리기,

집안 청소 등등의 잡다한 일은

이제 여성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거 알지?”


오늘도 아내는

이런 똑같은 훈시를 빼놓지 않고 나에게 했다.

나는 아내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곧바로 얼마 전에 아내가 사준 앞치마를 걸치고

개수대에 다가가 수세미에 세제를 흠뻑 쏟아 부우면서

설거지를 하기 시작했다.

물론 내 얼굴은 이미 부어 터져 있었다.


아내의 말은 틀린 곳이 한 군데도 없었다.

그러면서 일상의 여자들이 긁는 ‘잔소리’처럼

들려온다는 것은 뭔가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나 때문일까?

아내 때문일까?

정말 답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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