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보기 불편한 예능

허락되지 않는 알레고리

by 강하단

비둘기는 평화, 장미 하면 사랑이 떠오르는 것을 은유 또는 메타포라고 한다. 이와 비슷하게 이야기를 듣고 특정 의미가 생각난다면 알레고리라고 한다. 심청이 이야기, 백설공주 스토리는 교훈의 의미가 담겨 알레고리이다. 한편의 영화도 알레고리인 경우가 있다. 가족, 사랑, 복수 등의 의미를 담았다면 알레고리 영화이다. 메타포는 단어를 통해, 알레고리는 이야기를 통해 의미를 전달한다.


의미란 단어를 살펴보면, ‘뜻’과 ‘맛, 선택하고픈 기호’라는 단어의 합친 말인데, 좋아해서 선택한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의미가 깊은 뜻만 가지는 것은 아니다. 가볍지만 가치 높은 의미도 있고, 재미를 포함하는 다양한 것들을 의미는 포함한다. 그러니 꼭 교훈을 전달할 때만 사용하는 메타포와 알레고리일 필요는 없다.


예능 프로도 의미를 얼마든지 담을 수 있는데 의미를 전달하는 알레고리 예능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담아 시청자로 하여 부담없이 즐길 수 있게 하는 성공한 예능이 많다. 무한도전이 그랬고 복면가왕, 히든싱어, 나혼자 산다 등은 재미있게 보는 와중에 적지 않은 일반인도 겪을 수 있는 사회 속 여러 의미를 담았다. 이런 예능의 특징은 시청자가 이전 또는 언젠가 겪을 수 있는 상황을 나름 해석해서 경험하게 하는 차원을 넘어 시청자 대중이 특정 의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 개인이 이미 경험한 또는 경험하게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의 의미를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예능이 한바탕 웃고 즐기는 차원이상임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그런데 알레고리를 허락하지 않는, 즉, 재미있게 볼 수는 있되 시청자가 의미를 갖고 자신의 상황에서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쉽게 허락하지 않는 예능도 있다. 예능은 예능일 뿐인데 뭐 그리 대단한 의미를 부여해야 하는지, 그냥 재밌게 보면 그만이지 않나 라고 반문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 하지만 의미의 선택을 허락하지 않는, 즉, 알레고리를 배제한 예능이 사람에 따라서는 왠지 보기 불편함을 느낄 수 있기에 나름의 해석을 해 본다. 예능 해석의 다른 각도를 하나 제공하는 정도이다.


이전에 방송된 “윤식당”, 최근 시작한 “서진이네” 예능프로가 대표적인 예이다. 인기를 끌만큼 충분히 매력있고 보면 나름 재미도 있다. 하지만 한가지 특징이 뚜렷한데, 일반인 시청자는 그 어떤 경우에도 비슷한 상황을 접하기는 어렵다. 이들 프로의 기획의도일 가능성도 있다. PD는 일반인이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처음부터 차단하고 이를 오히려 부각한 것 같기도 하다. 스타들이 식당을 차려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난관을 극복해 가면서 식당을 운영하는 강식당, 어쩌다 사장과 같은 프로그램과는 확연히 다르다. 강식당, 어쩌다 사장 프로에서는 스타와 방송이라는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지만 그래도 시청자 대중은 겪을 수 있는 비슷한 상황을 상상할 수 있다. 일반인 식당에서도 상상될 수 있는 특정 상황이 여전히 존재하고 시청자는 나름의 의미로 해석가능하다. 즉, 알레고리 여지를 허락한다. 하지만 “윤식당”, “서진이네”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일반인이 겪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유사한 어떤 상상도 허락되지 않는다. 우선 스타들이 해외로 진출해 엄청나게 경치좋은 관광지에서 최고의 메뉴로 음식을 제공한다는 구성이 일반인 접근금지를 선언하는 듯하다. 일반인이 스타가 되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이지만 그 스타가 스타PD에게 섭외되어 셀럽 예능에 출연해야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다. 아무리 상상력을 발휘해도 유사점을 일반대중이 꿈꿀 수 없다. 어떻게든 의미를 뽑아낼 수 있는 다른 식당 프로젝트 예능과는 아예 성격이 다르다. 재미는 있지만 왠지 보기 불편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관광지가 정해지고 시간 일정을 무조건 따르기만 해야하는 선택권없는 깃발 패키지 여행을 한 기분과 비슷할 것 같다. 이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말이다.


예능은 예능일 뿐인데 이렇게 분석하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재밌게 봤는데 왠지 모를 불편함이 생기는 사람이 있다면 무(無)알레고리 예능프로의 특징이라고 말해 주고 싶다. 물론 시청자는 재미있으면 그만이고 PD는 시청률 높으면 성공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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