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퀀텀매니아 속 Possibility Storm(가능성의 폭풍)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에서 양자 세계의 늪으로 빠져버린 가족을 구하기 위해 주인공 앤트맨 스캇랭이 사용한 전략은 다름아닌 멀티버스였다. 자신과 똑같이 생긴 존재가 갑자기 나타나자 처음에는 놀라지만 결국 많은 자아가 생겨나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이를 가능성의 폭풍(possibility storm)이라고 했다. 이 장면은 2023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 영화인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양자경(에블린 역)의 멀터버스 자아를 연상하게 한다. 실제로는 동시에 존재하지 못하지만 믿음으로 상상하면 생기는 다른 성격과 능력을 가진 멀티버스 자아라고 다른 두 영화에서 입을 모아 소개하고 있다.
멀티버스는, VR헤드셋 기기의 도움을 받아야만 경험할 수 있는 메타버스와는 다르게 상상만 하면 얻을 수 있는 경험이다. 단순한 상상만으로는 물론 힘들고 자신의 잠재력을 믿어야만 가능한 세계 속 자아이다. 다른 시간대에서 나타나는 자아의 잠재력을 지금 이 순간 다 모을 수만 있다면 엄청난 능력의 소유자가 누구나 될 수 있다는 개념이 영화 퀀텀매니아의 “잠재력의 폭풍”이다. 퀀텀매니아는 잠재력의 폭풍인 멀티버스의 가능성을 얘기한 알레고리 영화인 것이다.
영화 “퀀텀매니아” 관전 매력이 하나 더 있는데 양자의 세계로 보낸 신호 때문에 빠져들어간 양자의 늪은 죽음을 메타포한 것이라 보는 것이다. 멀티버스 알레고리 속 죽음의 메타포이다. 인간은 모두 죽는다. 죽어 흙으로 돌아가고 이는 양자 티끌로 비유될 수 있다. 모든 생명은 죽어 양자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비유인 셈이다. 그리고 다시 생명으로 연결되어 양자의 세계를 벗어나 삶의 세계로 돌아온다. 죽음의 양자세계에서 생명의 삶으로 오기 위해서는 조건이 하나 더 필요하다고 영화는 얘기한다. 그것은 시간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파괴한, 영화에서는 악으로 표현된 “캉Kang”의 존재는 다름 아닌 시간을 지배하는데 캉을 극복해야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캉은 모든 것을 파괴한 악으로 표현되고 스캇과 가족으로 이루어진 어벤져스가 캉에 대항해 싸웠지만, 사실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모든 것을 파괴해서 양자의 세계로 초대한 것은 다름아닌 죽음이고 이는 자연의 법칙인 것이다. 죽음은 다시 생명으로 이어진다. 영화에서 양자의 늪을 벗어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서는 어벤져스의 초능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가족이란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 또한 자연의 법칙이다.
영화의 쿠키영상에서 얘기하는 “캉은 다시 돌아온다”는 빌런의 귀환을 예고하면서 속편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결국 죽음이란 자연의 법칙을 단순하게 되내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가능성의 폭풍으로 삶에서 기적을 이루고 있으니 후회는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