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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단 Mar 08. 2023

니체의 생각에 대해 나눠진 두가지 생각

하이데거의 공(空)과 왓슨의 대화, 심리학

데카르트의 생각과 존재의 확신에 우려와 의심을 가진 니체의 생각하는 초인은 대중에게는 여전히 뜬 구름 잡기였고 너무 어려웠다. 실천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했다. 니체가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1883년 출간)”책이 세상에 나올 때 쯤 태어나 이후 니체의 초인이 되기 위한 실천을 얘기한 사람이 있었다. 생각하기 위해서는 머리와 마음 모두 비울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마틴 하이데거(1889-1976)와 니체의 초인처럼 생각하는 것은 아예 불가능하므로 생각하기 보단 오히려 대화함으로써 데카르트의 생각을 실천할 수 있다고 주장한 존 왓슨(1878-1958)이었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생각하려면 비워야 한다고 했다. 머리와 마음에 온갖 지식으로 가득차 있으면 어떤 상황을 경험해 생각하는 듯 느껴지지만 실은 지식이 돌려가며 나오는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처음 만나 특정 문제와 상황을 맞닥드려 온갖 지식으로 놀라운 해법을 내놓는듯 보이다가도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가 보통 프레임이라고 말하는 것들을 비슷하게 포장해서 자신의 생각인냥 말하는 지식인의 대부분 행태라고 할 수 있다. 생각이 생각만큼 그렇게 쉽지 않기에 대중도 금방 지식인의 프레임을 알아차려 버리기 때문에 지식인은 계속 대중에게 다가가기 힘들다. 그러기에 생각하려면 상황을 맞아 지식 수준의 어느 것 하나에도 의존하지 않고 머리와 마음을 텅 비우면서 오로지 그 순간을 경험으로 둘러보고 자기의 것을 탄생시켜야 한다. 그것이 생각이라는 주장이다. 하이데거의 이런 방법은 불교의 ‘공(空)’사상과도 맥이 닿아 있다고 믿어진다.


존 왓슨은 하이데거와 생각이 달랐다. 일반 대중이 데카르트의 생각을 오해하는 것도 문제지만 하이데거처럼 머리와 마음을 비워가면서 생각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걱정되었다. 하이데거의 방법이 어떻게 보면 더 어렵게 느껴졌다. 그는 전혀 다른 제안을 했다. 생각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인정하고는 대신 대화를 하자고 했다. 대중이 가장 잘 할 수 있는게 딴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대화를 잘 할 수만 있다면 데카르트의 생각, 니체의 생각, 하이데거의 생각도 가능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화를 잘 하려면 기억과 상황, 언어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중요하기에 그가 심리학을 처음으로 시작하게 된 것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는 그렇게 최초의 심리학자가 되었다. 셜록홈즈의 파트너 이름이 이후 존 왓슨이 된 것도 아마 우연은 아닐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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