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행복한 과학
계몽, 충성 그리고 싸구려 자본주의
의무에서 무엇을 빼면 숭고함을 온전히 회복할 수 있을까? 간단하다, 무조건 지켜야 하는 의무는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역설적이게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조건”을 빼면 비로소 숭고의 필요조건이 충족된다. 계몽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활동도 예외가 아닌데 이성이 이성적이지 못한 경우가 다반사다. 계몽은 그나마 봐줄 만 하다. 패거리 집단은 의리를 내세워 의무를 정당화한다. 국가를 책임지는 정부도 예외 아니다. 국가에 충성한다는 높은 뜻으로 포장해 의미, 명예, 명성 등을 달아주고는 무조건적 의무를 말하지만 그 충성은 자기 패거리에게 돌아가도록 기획된다. 자본주의에 와서는 더 교묘해 진다. 물론 싸구려 자본주의가 그렇다. 결국은 자신들의 소유와 이익을 극대화하려 공정과 사회정의 실현 등을 운운한다. 무늬만 자본주의인 족속의 판별은 그리 어렵지 않다. 몇 푼 쥐어주면 헤헤 거린다. 계몽, 국가, 자본주의에서 만약 숭고함을 찾고 싶다면 이익과 의무를 혼돈하지 않는 곳을 살펴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