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 전용 디지털 은하철도 티켓은 관심
TV, 인터넷 방송에서 지식은 전문가가 말해준다. 개인은 선호하는 상품을 쇼핑하듯 지식도 구매한다. 상품은 기업이 만들듯 전문가 지식 뒤에는 전문가가 속한 조직이 있다. 지식인이 사라진 시대, 앎도 쇼핑하는 사회, 그것은 “죽은 지식인의 사회”다.
지식은 말 그대로 앎이 쌓여있는 창고이다. 알아야 지식은 출발하기에 먼저 무엇을 모르는지 파악해야 한다. 모르는 것을 알면 공부하든지 누군가에게 배우면 된다. 알게 되면 다음은 어떻게 쌓아둘지, 어디에 쌓아둘지 결정해야 한다. 그래야 지식이 된다. “공자와 니체, 공자와 지젝”에서 다루었던 주제대로, 이제 지식을 공자 스타일로, 또는 지젝식으로 쌓을지 정해야 한다.
지식이 생기면 어김없이 시험대에 오른다. 기존 사상 속에서 자신의 지식이 어디에 속하고 어떤 사상에 동의 또는 반대하는지 밝힐 수도 있고, 가상의 상황을 예로 들면서 상황에 맞는 지식과 지식에 맞는 행동을 얘기하는 식으로 지식을 증명할 수 있겠다. 하지만 정작 지식의 진가는 실제 상황이 생겼을 때 증명될 수 있다.
실제 상황이 발생해 해석과 적절한 해결을 위해 지식이 필요할 때 전문가의 입을 통해서만 지식을 접할 수 있다면 도움은 되지만 상황이 가져온 혼란은 이어진다. 왜냐하면 배경으로부터 독립된 순수한 전문가란 애당초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 뒤에는 권력이 있고, 권력이 갖는 조직을 위해 일하는 전문가의 지식이 조직의 이익을 벗어나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상황이 생겨 지식이 필요할 때 전문가 아닌 지식인의 입을 통해 적절한 해석과 해결방법을 듣기 어렵다. 전문가 탓이라기 보다는 지식인으로 살아가기 쉽지 않은 현대사회의 특징 때문일 것이다. 용기를 갖고 전문가 되기를 거부한 지식인도 생존은 해야 한다. 용기만으로 살 수 있는 사회가 아니지 않는가.
지식인은 영화 속 영웅처럼 사회가 어려움을 겪으면 어딘가에서 튀어나오는 존재가 아니다. 지식인도 호구책을 가져야 하고 부양할 가족이 있고 공격 당하면 맥없이 무너지기도 하는 평범한 존재이다. 쓰러진 지식인을 비웃을 수 있지만 우리 모두도 그렇게 전문가 앞세운 조직에 공격당할 수 있다.
지식인은 다름아닌 대중이다. 대중은 레디메이드(ready-made) 체계의 질서를 따르기 보단 소통을 통해 체계 자체를 만들어 가는 존재이다. 애플, 삼성을 다니기 보단 애플과 삼성에 맞짱뜨는 자신들의 기업을 만드는 식이다. 지식인으로서의 대중은 사회 체계를 형성한다. 전문가의 블랙박스 지식을 따르지 않고 지식과 사회질서를 하나 하나 만들어 체계를 형성하고 완성시킨다.
지식인은 영웅이 아니기에 대중이 서로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 서로에게 관심을 보낼 때 대중 모두는 지식인 후보가 된다. 소수권력의 이익을 위해 전문가는 지식을 쓴다면 지식인은 오직 대중을 위해서 지식을 말한다. 이런 연유로 지식인의 지식은 평범하여 겉보기에 지식 같지 않아 조롱당하고 비판받기도 하지만 결국 가장 평범한 지식이 깊고 진실에 가깝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대중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디지털 지식과 디지털 시대 지식은 다르다. 디지털 시대 대중 속에 형성되는 지식인의 용기에 관심을 보여주기 쉬워졌다. 서로의 관심으로 지식인이 탄생하는 시대가 태동하고 있다. 어려운 시기 힘든 상황이 생겼을 때 필요한 지식을 얻기위해 언제까지나 소수권력 편에 서서 조직을 대변하는 전문가만 바라볼 수는 없지 않은가.
디지털 시대 관심도 소수 권력의 의도대로 흘러가기 쉽다는 것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용기와 함께 지혜가 요구된다. 권력에 대한 지혜로운 저항, 개인차원의 반란이 필요하다. 우선 생필품을 포함해 일상 속 모든 소비를 체크해보자. 에너지, 물도 공급과 소비 차원에서 지금의 길 밖에 없는지 의심해야 한다. 그러려면 개인차원의 반란이 필요하다. 권력을 향한 비판만 이어간다면 비판 자체가 소수권력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 소통하는 언어와 기호, 생필품, 에너지, 물, 교육을 위해 소통하는 언어와 기호를 의심해야 한다. 소통의 대표적인 언어는 돈이고 개념이며 지식이니 이 모든 것을 의심해야 한다.
지식인이 사라진 “죽은 지식인의 사회”에서 지식인을 사회 밖으로 부터 용병으로 데려오지 말고 우리 모두가 지식인이 되는 길을 찾아보자. 예전에는 허락되지 않았던 모두가 지식인이 되는 길이 디지털 시대 어디에서나 발견된다. 개인의 삶과 가치를 비틀어 바라보고 그 시각에서 대중의 한 개인으로서 지식인이 직접 되려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조직 이전 우린 소통했고, 우리가 소통하기 전 서로에게 관심을 가졌다는걸 기억해야 한다. 관심의 세상으로 돌아가는 디지털 쾌속열차는 이미 대기하고 있다. 유명인 전문가 아닌 자신과 같은 평범한 대중에 클릭하는 것이 디지털 쾌속열차 승차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