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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천사람 Oct 19. 2021

[RACE No.3] "aufbau" - 아우프바우

* 본 발행물은 웹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기기에 따라 문장의 맺음이 다를 수 있습니다.


몸이 머무는 공간은 사용자의 감성을 드러내는

수단이 되었습니다. 해가 갈수록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단순한 주거 목적을 벗어나 '나를 드러내는'

공간으로 변모한 것이죠.


그 공간을 편안하게 채워 주는 브랜드,

독일의 감성을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셀렉샵

아우프바우(aufbau)를 만나 보았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우프바우를 운영하고 있는 김태형이라고 합니다.


브랜드명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요?

아우프바우는 독일어로 ‘구성’이라는 뜻입니다. 조금 더 풀어 보면 ‘구성을 갖춘 제품들이 우리 생활에 자리 잡는다’는 의미로 지었어요.

일상생활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구성이기에, 기본에 충실한 브랜드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어요.


아우프바우에서 취급하는 브랜드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독일 제품을 다루고 있고, 특징은 크게 두 가지예요.


첫 번째는 실용성입니다.

독일제 제품들은 카테고리와 무관하게 실용적인 측면이 강점이라는 걸 많은 분들께서 알고 계실 거예요. 요즘엔 사람들이 온라인 채널을 통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드러내고 있기에 정말 ‘실생활’에 걸맞은 실용성을 갖춘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희소성입니다.

예를 들면, 국내에서는 판매하지 않지만 해외에서는 쉽게 판매하는 제품들이 있어요. 소비자 분들께서는 구매대행업체를 통해 편하게 구입하거나, 직접 공부한 다음 해외 사이트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아우프바우는 굳이 따지자면 전자에 속하고, 희소성 있는 제품을 쉽게 구하실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TC100 - Tableware Soup Bowl


왜 하필 독일제, 독일 브랜드를 선택하셨나요?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부모님의 소비 성향이 ‘제대로 된 걸 오래 쓰자’라는 주의거든요.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부모님께서 세탁기/냉장고를 바꾸셨는데, 그때 들이신 게 ‘아에게(AEG)’ 의 드럼 세탁기와 양문형 냉장고였어요. 그 시절 수입품 외국 가전 중에서는 좋은 평을 받고 있었죠. 지금까지도 많이들 쓰고 계시고요.


당시에는 한국 가전제품들이 투박한 게 많아서, 아에게 제품들이 정말 신선했어요. 국내 브랜드 제품 중에는 이런 디자인이 전혀 없었거든요. 디자인도 좋지만 15년 이상 오래도록 사용했고, 아직까지도 사용하는 제품들이 있어요. 부모님께서 새 세탁기를 들이셨는데, 아직도 그 옆에 두고 계시더라고요. 세탁기로써의 기능은 지금까지 이상이 없어서, 딱히 버릴 이유가 없어요. 몇몇 제품 들은 우스갯소리로 ‘일부러 고장 나게 만든다’는 말도 있잖아요. 그런데, 독일제는 그런 게 아니더라고요. 정말 실용적으로 잘 만든 제품들이 많아요. 서른이 넘은 지금까지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 있네요.


대학 시절에 독어독문을 부전공한 것도 영향이 있습니다.

독일 문화에 대해 조금씩 배워 나갈수록 ‘실용성’을 기반으로 한 문화가 깊게 자리 잡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사용하는 언어에도 실용적인 것들이 많고, 조합해서 새로운 걸 만드는 경우도 많았어요.


예를 들어 삼성의 하우젠도 ‘하우스(집) + 젠트룸(중심)’이라는 말이었어요. 직역하면 집안의 중심, 생활의 중심인 거죠. 이런 게 은근히 많아요. 아인슈타인도 ‘아인(1) + 슈타인(돌)’인데, 직역하면 하나의 돌이죠. 사람 이름까지 실용성을 따져야 하나 싶긴 하지만(하하) 사람의 이름을 짓는 일에도 조합/실용이 들어가 있더라고요.


독일은 생각보다 재밌는 나라인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 끼친 영향이 없다고 볼 수는 없거든요.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이나 고속도로도 독일의 영향을 받은 부분이 꽤 있고요. 그래서 알게 모르게 우리의 일상이 독일과 닮은 부분이 있고, 그 문화를 소개할 때에도 장벽이 조금 낮은 것 같아요. 사람들이 비교적 쉽게 받아들일 수 있고, 제품에 대한 경험 의지도 더 생길 수 있는 거죠.

TC100 - Milk Cup & Saucer


아우프바우에서 바잉 하실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보시는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내가 봐도 좋은 것.’ 그 부분에 중점을 둬요. 똑같은 제품이어도 다들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100% 만족할 수는 없거든요. 다만, 본인이 재미를 느끼고 어떻게 제품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른 매력을 느낄 수도 있어요. ‘괜찮다’ 싶은 부분이 있으면 그대로 수용하는 게 아니라, 특징에 대해서 조금 더 깊게 봐요. 이 제품이 왜 이렇게 나왔고, 어떤 스토리를 갖고 있는지. 그런 부분을 같이 다뤘을 때, 사람들의 반응도 예상한 대로 좋게 흘러가더라고요.


당장의 이익보다는 ‘이 부분을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을 거야. 이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 거야.’라는 부분을 염두에 두다 보니, 실제로 그 매력을 느끼시는 분들께서 구매를 자주 해 주세요. 만족하는 후기도 남겨 주시고요.


그래서 아우프바우에서는 최근 유행하는 제품들에 크게 연연하지는 않아요. 유행하는 제품들로만 구성하기보다는, 제가 봤을 때 정말 실용적이고 스토리가 재밌는 것.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Braun - Coffee Maker


아우프바우는 실용적이면서 편안함이 느껴지는 디자인의 제품이 많아요. 혹시 디자인적 측면에서 ‘이 것만큼은 지켜졌으면 좋겠다’ 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실용성과 기능성입니다. 제품의 디자인 안에 핵심 기능이 들어가 있는지. 이 부분을 유심히 봐요.


독일의 디자인으로 예를 들면, 바우하우스/브라운/디터람스/텍타 등이 있잖아요. ‘어떻게 이렇게 디자인했지?’ 싶은 부분들이 있어요. 디자인은 심플한데, 핵심 기능을 간결하게 잘 갖추고 있는지를 주로 보고 있어요.


디터람스가 디자인한 1950년대 커피 메이커 같은 제품들이 기능적인 면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흰색 커피 메이커인데, 커피 메이커로서의 기능은 다 들어가 있거든요. 커피를 추출하는 중에 포트를 빼면, 추출이 자동으로 멈춰요. 넣으면 다시 시작되고요. 보통 10잔이 기본 분량인데, 1잔 분량을 내렸을 때 정말 마시고 싶으면 포트를 빼고 마시면 돼요. 그런 기능에 심플한 디자인을 입힌다는 게 맘에 드는 것 같아요.


핵심적인 기능을 품는 것. 그리고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비즈니스에 있어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이 반영되는 편인가요?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도 궁금합니다.

100% 반영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제품을 사용하면서 라이프스타일에 스며드는 것이지, 그 걸 처음부터 계산해서 바잉 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어느 정도의 계획은 필요 하지만, 계획에 과하게 집중하면 오히려 균형이 무너지거든요. 잘 풀릴 것도 풀리지 않고요. 그래서 평소 생활하며 자연스레 느낀 것들을 아우프바우에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제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은 ‘복잡하게 생각 말고, 유쾌하게!’ 예요. 주변 사람들이 저를 봤을 때, 고민이나 걱정을 크게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 하거든요. 저도 사람이기에 걱정을 하지만, 정말 심각하게 하지는 않아요. 그렇게 매달려 있다 보면 해결책을 생각하기 어렵거든요. ‘항상 해결책을 먼저 생각하고, 걱정에 매몰되지 말자’는 게 제가 추구하는 삶이에요. 삶의 모토가 이렇다 보니, 제품에 숨어 있는 재미를 찾는 데 신경을 쓰고, 그 재미를 전달하려고 많이 노력해요.


전년 대비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혹은 마인드의 변화가 있었나요?

작년 3월에 사업자를 냈는데, 원래 독일에 다녀오려 했었어요. 그런데 그 게 현실적으로 어려워지면서 7개월 동안 온라인으로만 활동했었죠. 아쉬운 점이 많았는데, 그만큼 배운 것들도 많아요. 평소에는 돌아보기 힘든 것들도 보게 되고, 운동을 통해 몸을 더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었어요.


달라진 점은, 작년과 비교해서 어느 정도 수급할 수 있는 방안들이 생긴 것 같아요. 업무적으로 크게 달라진 건 없지만, 저 개인적으로 판매자 입장이 되니까 마인드에도 변화가 생긴 것 같아요. 리뷰 하나하나가 소중해지고, 고객 분들의 생활에 아우프바우가 소개한 제품들이 자리 잡는 게 뿌듯하더라고요. 일로써 얻을 수 있는 성취감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제품이 유명하고 잘 나가도 불만족스러운 사람이 생기면 아쉬운데, 꾸준히 판매되며 사람들이 만족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 주시니 기분 좋아요. 만족이 소문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TC100 - Tableware Dessert Bowl


아우프바우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신가요?

더 많은 고객 분들께 ‘디자인이 가진 실용성’을 전하고 싶어요. 독일 브랜드 제품들처럼, 기능에 충실한 디자인이 실생활에서 얼마나 유용하게 쓰이는지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실용성을 겸비한 브랜드를 더 많이 소개해 드리고, 저희를 통해 더 많은 분들께서 재미를 느끼셨으면 해요.


여담으로, 낫배드를 통해 그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커피와 카페를 매개체로 다양한 고객 분들께 가까워지는 거죠. 실용성이 좋은 커피잔에 맛이 좋은 낫배드 커피를 경험해 보게 하는 것. 그런 기획도 재밌을 것 같아요. 낫배드의 얼굴을 통해 아우프바우의 진가를 알리고 싶기도 해요.


커피메이커 영상을 올렸을 때 고객 분들의 반응이 꽤 괜찮았는데, 촬영한 곳이 어디냐는 문의가 많았어요. 그런 문의를 받다 보니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고객 분들께 피드백을 받고, 정말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런데, 한 편으로는 낫배드에 짐을 얹어주는 것 같아서 조심스러워요. 낫배드를 보러 오는 게 아니라, 제품만 보고 그냥 갈 수도 있는 거니까요. 서로 WIN-WIN 할 수 있는 방안들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Braun - BC12G (100 years Limited Edition)



올해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목표예요. 이번에 새로 입고된 제품을 간단하게 소개해 드리면, 크게 2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TC100의 플레이트, 보울, 우유 잔이에요.

그동안 머그/소서만 진행하다가 이번에 새롭게 바잉해 봤어요. 테이블웨어 스태킹의 시초답게 보관이 용이하고, 실제 사용하기에는 넉넉한 크기라서 정말 편해요. 깔끔한 디자인은 당연히 겸비했고요.


두 번째는 브라운(Braun)의 100주년 기념 BC12G

클래식 알람시계예요. 국내에서는 최초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기존 BC12 모델에서 컬러만 그레이로 나온 제품인데, 간결한 디자인의 디지털시계라 여행용으로도 많이 쓰시더라고요. 알람/라이트/스누즈 같은 간단한 기능들이 포함돼 있어서 사용하기 편합니다. 여담으로, BC22 알람시계도 마찬가지예요. 아우프바우에서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제품이니 재밌게 즐겨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말씀드린 제품들을 온라인에 나열해 두기 보다, 오프라인에서 직접 보면서 경험하실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하고 싶어요. 직접 보고 경험하는 것만큼 좋은 건 없으니까요.



김태형 대표님의 꿈을 들어보고 싶어요

장기적으로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마을을 이루고 하루하루 행복하게 지내는 것. 그 게 인생의 목표이자 꿈이에요.

4-50대가 되면 경제적으로도 비교적 안정적일 텐데,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평온하게 하루하루 보내고 싶어요. 다른 사람이 저와 주변 사람을 통해 ‘재밌어 보인다. 행복해 보인다.’ 느낄 수 있는 생활을 하는 것. 억지로 쥐어 짜내는 게 아니라, 일상적인 모습을 통해 누군가에게 마음속의 평화를 주면 좋잖아요.


단기적인 꿈은 꾸준히 공부해서 탄탄한 기본기를 갖는 것이에요.

아우프바우가 취급하는 브랜드의 판권을 획득하고, 다른 언어를 습득하는 것 정도겠네요. 재미있는 스토리를 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제 역량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공부를 멈추면 안 될 듯해요. 스스로 어느 정도 기본기를 갖추게 되면 저에 대한 신뢰도 자연스레 따라올 거라 생각해요. 이 과정을 통해서 조금 더 다양한 제품과 스토리를 전하고 싶어요. 저에게 남은 좋은 경험을 다른 분들께도 좋은 경험으로 공유해 드리고 싶습니다.




[취재진이 바라본 아우프바우]

즐거움 속의 차분한 감성.

상반되는 두 가지가 균형을 잡은 브랜드였습니다.

같은 제품 안에서 ‘왜 이렇게 되었는지’ 디테일을 살피시는 디렉터 님의 성향이, 취재진 성향과 정말 비슷했어요.


간결한 디자인에 담긴 스토리와

핵심 기능의 유무를 꼼꼼히 살펴보시는 모습이

소비자로서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쉽게 쓰이는 물건이 아니라, 시간을 담을 수 있는 물건을 소개해 주시는 느낌이랄까요.


오프라인으로 제품을 경험하기 어려운 점이 아쉽지만,

머지않아 만나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비슷한 것들로 내는 ‘맛’ 보다는

오리지널이 주는 ‘멋’을 챙기는 분들이 늘고 있으니까요.




OUR PACE MAG

글 : 강현모 에디터

사진 : 박성수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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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instagram.com/ourpace_m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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