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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천사람 Aug 29. 2021

마케터의 일기 #2 - [다음 세대에 전하고 싶은 것]

(2020.7.25의 기록)


마케터의 일기 두 번째.
오늘은 마케팅의 영역 외에,
조금은 사적인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다음 세대에는
‘자신의 멋을 만드는 습관’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저는 중학생 때 신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고등학생 때부터 멋 부리는 걸 좋아했어요.
교복 바지에 어울리는 신발/가방을 사고 싶었지만
용돈을 받지 않았기에 늘 그림의 떡이었죠.

당시 드림슈였던 신발들을 모아 왔고,

오랜 시간 동안 경험해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꿈만 같은 ‘드림 슈’를 신어 보니
그 성취감도 오래가지는 못하더라고요.
결국 내 발에 신겨지는 건 하나고,
내 몸에 입혀지는 것도 한 벌씩 이거든요.

이 생각은 컨버스 1970s가 본격적으로 양산됐던
2015년에 극대화됩니다.

가장 기본에 충실한 것을 접하고 나니,
결국 중요한 건 사람이 뿜어내는 분위기라는 것을
대학 졸업반에 다시 한번 깨우치게 됐습니다.



그래서 ld-1000 같은 기본 슈즈를 들이게 됐고,
호평을 받으며 소소한 착장을 즐길 수 있었죠.

결국 중요한 건 값이나 희소성이 아니었어요.
멋진 디자인도 아니었죠.

단순하고 평범한 것들로
본인만의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감각이었습니다. 



몇 년 전 꽤 좋은 반응을 얻었던 사진이에요.
후드 2만 원, 티셔츠 2만 원, 바지 만 원.
평소 신발에 투자하는 편이라 신발은 예외.



올봄에 입었던 착장입니다.
셋업 문의가 많았는데, 15년에 구입했던
유니클로 x 르메르 코튼 트윌 셋업이었어요.
후려칠 때 샀으니 한 벌에 6만 원 정도였던 듯해요.
물론 코트도 싼 거고요.

유니클로로 대변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SPA 브랜드 제품을 멋지게 조합하는
분들을 좋아하니 자연스레 영향을 받았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사람이 뿜어내는 분위기’라는 거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습관’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지금은 조금 힘들지만,
취미로 음악을 꽤 오래 했습니다.

가사를 적고, 라임을 맞추고, 플로우를 짜는 일은
난이도가 꽤 있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고통의 시간을 견디고 나서 무대에 서면,
수십 명에서 많게는 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제 이야기를 담은 제 노래의 훅(후렴구)을 따라 합니다.

이 쾌감 하나로 작업을 했던 것 같아요.



다른 사람 것을 베끼는 게 아니라,
온전히 저와 제 팀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
이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 가는 일 자체가
저에게는 살아온 시간들을 돌아보는 계기였어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다 보면
서로 가끔 투닥거릴 때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끈끈함이라는 게 생겨서
정이란 정은 다 들더라고요.

어떤 방식으로든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
본인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방식 같습니다.


한 편, 저는 여행을 좋아합니다.
격오지를 가는 것도 서슴지 않는 편인데,
사진은 등대섬에서 바라본 소매물도입니다.


장교 임관 전에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어요.
이런 장소에서는 전경과 함께 제 사진을 남겨요.
기록하지 않으면, 나중에 기억이 나지 않거든요.

제가 경험한 것들과, 보냈던 시간을 남겨 두면
쌓이고 쌓여서 제 경험과 이야기가 됩니다.


부산에서 생활할 때
블로그를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날.
그날 투모로우 커피를 처음 접하면서부터였어요.

이 커피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블로그도 없었겠죠.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 된 소재였습니다.
리뷰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네요.

사소한 일상을 본인의 이야기로 남기는 것. 
그 가치를 꼭 후대에도 전하고 싶습니다.



스토리의 소재를 기록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다만, 저는 전자 매체보다 노트를 쓰는 걸 좋아해서
사소한 기록들이 모두 노트에 담겨 있어요.

온라인으로 남긴 기록과 노트를 모두 합치면
저의 지난날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
그 소재들을 정리하면 저만의 스토리가 됩니다.



한창 취업 준비할 때
장교 동기인 형이 해준 말이에요.
대학 시절 ‘대학생 때만 할 수 있는 걸 하자!’
저의 모토였는데, 그래서 정말 다양한 걸 했었어요.


그것들을 모아 보니 저의 스토리가 됐고,
이제는 저를 대표하는 몇 가지 사례가 되었습니다.



한창 인스타로 라방하던 때
마지막까지 남아준 친구가 꺼낸 말.
이 말이 큰 힘이 됐던 것 같아요.

휘둘리지 않고, 저만의 일을 하고 있다는 걸
누군가에게 인정받은 기분이었거든요.

좋은 사람들을 만난 덕분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관심 분야는 깊게 파고드는 열정’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슈 독이 처음 나왔을 때
‘내 손을 거친 나이키만 100족인데, 창업자 스토리는 알아야지’ 싶어 망설임 없이 구매했었습니다.

제품이 어떻게 태어났는지는 알고 신어야
조금 더 재밌을 것 같았거든요.



경제 분야 책을 읽을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챕터 별로 요약을 하는데,
나중에 책을 따로 찾아볼 필요 없이 요약본만 보면
책 한 권을 모두 읽게 돼요.

취업 준비하던 시절, 면접 준비 간에
정말 큰 도움이 됐던 습관이었습니다.

관심이 있는 분야라면 그만큼 잘 알아야 하고,
잘 알기 위해서는 깊게 보는 습관 이 있어야 해요.
특정 사건의 기승전결, 혹은 인물의 스토리 정도는
알고 있어야 진짜 관심을 보여줄 수 있거든요.



곡 작업도 마찬가지예요.

뱉는 것보다 다듬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립니다.



그렇게 한 번 하고 나면 진이 다 빠져요.
물론 다듬는 사람도 마찬가지죠.
정말 ‘제대로 만들고 싶다’는 목표가 없으면
결과물이 좋게 나올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소리에 대해 조금 더 알아야 하고,
녹음에도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해요.



녹음 끝나고 먹는 치킨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습니다. 진짜예요.



작업물을 열심히 들어주는 친구들도 있지요.
솔직한 피드백을 주는, 믿음직한 친구들이기에
더 큰 관심과 에너지를 쏟게 되는 것 같습니다.


구매에 있어서도 열정을 보여야 하죠.
새벽에 줄을 서서 구매했습니다. 그것도 조던 1을.
군 시절 주말에 갔던 건데, 운이 좋았습니다.

지금은 제 손을 떠났지만, 관심 분야에 최고 열정을
보였던 때가 아닌가 싶네요.



한국 스트릿 씬에 한 획을 그은 브랜드.
그래서 BA를 먼 타지(18년 초 여행. 이 시국 전)에서
꼭 알리고 싶었습니다.

이제는 추억의 브랜드지만, 한국에도 멋진 브랜드가
있었다는 걸 알리고 싶었거든요.

물론 이 것도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면
알지 못했을 이야기겠죠.


‘돈보다 중요한 것’에 대해
전해주고 싶습니다.


많이 민감할 수 있는 소재죠. 돈입니다.
돈이 없으면 공연을 할 수도 없었겠지만,
사실 돈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어요.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과
나와 이야기를 만들어 갈 사람입니다. 

저에게 있어 모든 일의 시작과 끝에는
항상 사람 이 있습니다.



훌륭한 팀원을 얻기 위해서는 신뢰가 쌓여야 하고,
신뢰는 하루 이틀 만에 형성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단히 노력해야 해요.
끊임없이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고,
작은 언어습관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지금까지 저를 믿어준 친구들의 말에 의하면
항상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사람의 이미지가
저를 믿게끔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쉴 틈 없이 뛰어 왔기에
뿌듯함을 많이 느낀 피드백이었습니다.



가끔 돈만 보고 일상을 포기하는 친구들을 봅니다.
물론 돈이 최우선인 상황이라면 당연히 그래야죠.

다만,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본인이 다른 이들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저는 그 게 꼭 옳은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돈을 좇다 보면,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정말 많이 잃게 돼 있거든요.




저는 매일 아침 생각하는 게 있어요.
이 넓은 땅에 내 집 하나 없을까’ 하는 겁니다.

뉴스만 틀면 부동산 얘기에 다들 힘들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 꾸준히 기회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
결국 기회를 잡지 않을까요.

노력 없이 현실 탓에, 불평만 늘어놓는 사람 중에
제대로 뭔가를 이뤄낸 사람은 보지 못했습니다.
반면, 타인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들은
본인의 자리에서 묵묵히 정진한 케이스가 많죠. 

둘 중 꼭 하나만 고르라면,
저는 오늘만 사는 사람보다 꾸준히 미래를 그리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당장의 행복보다는 조금 더 나은 미래, 나은 생활을 만들어 가고 싶어요.



좋아하는 러닝 크루의 슬로건처럼,
제가 가는 곳이 길이 되어 다른 이들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인도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그만큼 오늘도 열심히 달린 것 같아요.

하루를 돌아봤을 때 부끄러움이 없고,
내가 느낀 부족함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지 않는 삶.
그래서 항상 책임감 있는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제 다음 세대, 인천사람 주니어가 언젠가 나오겠죠.
‘정말 매정하다’ 싶을 만큼 본인의 분야에 몰두하고
정진하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그 길잡이를 해줄 수 있는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더 많은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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