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까이는 일상
자꾸 까이는 일상
자꾸 까이는 8월
요즘 나는 어딘가에서 자꾸 까인다. 뭐가 낀 듯 자꾸 까인다.
8월 초 나는 새로운 마음을 먹고 식당에 주 2일짜리 아르바이트를 구했다. 요즘 요리를 배우면서 식당에 대한 선망이 생겼던 터였다. 야심 차게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홀을 핸들링하는 일을 배우고 싶었다. 그런데 불과 1주일 만에 일하기로 한 식당으로부터 안 되겠다는 연락을 받고 말았다. 이유는 너무 경력이 없어서... 이틀 일 하는 것 보고 안 되겠다 싶었던 모양이었다. 요리사이자 사장님인 한 사람과 홀서빙하는 내가 전부였던 식당이었는데 너무 엉성했던 나와 합을 맞추기 어렵겠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배우면 잘할 수 있는데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그 마음은 내 마음이었을 뿐.
눈물을 흘리진 않았지만 눈물을 머금고 갑자기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방금 생겼다 금세 사라진 일자리. 아르바이트 구했다고 좋아했는데 이틀 만에 잘리다니... 약간이 아니고 좀 충격받았다. 요즘 식당에 일하는 사람 구하기 힘들다고 하는데 식당에서 잘려?? 현타가 왔다. 열고 싶다고 생각했던 식당이고 모고 다 날아가는 느낌이었다.
남몰래 식당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던 터였는데 크게 흔들렸다.
또 다른 잘린 이야기 하나.
몇 달 전부터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다. 비싼 돈을 주고 레슨 받는 것은 아니고 운동을 좀 하려고 동네 체육관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이 뭐가 있다 찾아보다가 골프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몇 달 배우고 스크린골프라는 것을 쳐보게 되었는데 이게 또 재미가 있어서 혼자 가끔 가서 치게 되었다. 그러다 집 근처 골프장에 동호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동호회에 들어서 주말마다 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친하지도 않은 어떤 여자와 같은 조가 되었는데 뭔가 가기가 싫은 날이었다. 조편성이 좀 의아했기 때문이다. 갈까 말까 망설이다 갔는데 역시나 그 여자가 나에게 할 말 있어서 조를 그렇게 짠 것이었다. 할 말이란 건 나보고 실력이 되지 않으니 동호회에 나오려면 연습을 더 하고 나오라는 말이었다.
띠로리... 순간 너무 화가 나서 게임 중간에 나올까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은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하는데 갑자기 나오지 말라고? 아무리 못 친다고 하기로서니 친목모임에서 자르다니...
사실 못 치긴 한다. 그렇긴 한데 연습하면 되는 취미 운동인데 갑자기 나오지 말라니 본인은 얼마나 잘 치길래?
보통은 잘 일어나지 않을 법한 일상의 거절당한 이야기.
그런데 8월의 사건은 한 가지 더 있다. 인제 8월의 중간인데 8월의 사건은 왜 이리도 많은 것인지...
운동을 한 가지 더 하고 있다. 배드민턴을 배우고 있는데 레슨 도중에 코치님을 다치게 한 일이다.
코치님이 셔틀콕을 높이 올려준 것을 클리어로 때리는 것이었는데 그만 셔틀콕으로 코치님의 눈을 강타한 것이었다. 순간 코치님은 눈이 안 보인다고 하셨고 급히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나는 망연자실했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으셔서 다음날부터 수업 등 일정을 소화하는데 무리가 없다고 하셨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내가 남을 다치게 할 수도 있구나. 이 날도 크게 충격받았다.
이 일들이 8월 2주 동안의 사건들이다. 남은 8월을 조심히 보내야 할 것 같다.
더 이상 거절 당할 일도 없을 것 같다.
아마도 집콕하면서 그림 그리며 보내야 하겠지.
힘내자!!
피자 먹고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