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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효숙 Jul 08. 2023

3. 대학교 (경영학 4년)

           1) 오리엔테이션

         나) 에피소드 


 서머스쿨에 이수하지 못한 과목을 채우기 위해 수업을 들었다. 특강은 경영학, 경제학, 무역학, 여러 과목이 있었다. 남학생들이 많았고, 군 제대 후 복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어느 날, 웃긴 일이 있었다. 어느 복학생이 나에게 사귀고 싶다고, 여학생 동기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그 학생이 나에게 말을 건넬 때, 내가 웃으면서 나는 세 아이를 둔 주부라고 말했다. 그 학생은 머리를 긁적거리면서 웃음으로 화답했던 일이 있었다.

어쨌든 기분이 좋았다. 비록 주부이지만 젊게 봐주어서 자신감도 생겼다. 

    

교문에서 강의실까지 땀을 흘리며 3층까지 많은 계단을 오르내리고,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지친 수업을 마치고 집에 올 때, 버스 안에서 겨우 빈자리가 생기면 안도에 한숨을 돌릴 때, 나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잘 때가 있었다. 너무나 창피해서 고개를 못 들었다.  

    

힘든 여정 속에서 집에 도착하자, 이게 웬일일까? 아이들이 열쇠가 없어서 담을 넘고 현관 앞까지 왔는데 현관 열쇠를 잃어버려서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발을 동동거리며 쭈그리고 앉아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순간 나는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미안해서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내가 뭐 하는 짓인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뛰어다닐까? 후회스러운 마음이나 자신이 싫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너무나 미안하고 엄마의 빈자리가 너무나 컸었다. 

     

생각은 마음가짐을 바꾸고 감정의 변화는 몸이 느낀다. 생각으로 이루게 되면 감정적 기분으로 이루게 되고 물리적으로 이루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모든 씨앗은 발아의 기간과 잉태의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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