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호랑가시나무

사랑의 상징

by 강현숙

완도는 한자로 '莞島'라고 쓴다. 그 의미를 풀어보면 '빙그레 웃는 섬'이 된다. 그래서 완도를 걷다 보면 빙그레 식당, 빙그레 마트, 빙그레 공원 등 빙그레를 상호로 하는 간판들이 보인다. 처음엔 왜 저리 빙그레라는 단어를 좋아할까 라는 생각도 했는데 지명유래를 보고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완도에는 특별한 나무가 있다. 이루지 못할 사랑을 이루어 새로운 탄생의 기적을 이루어 낸 나무, 바로 완도 호랑 가시나무이다. 우리나라의 지명으로 학명을 부여받은 유일한 나무인데 감탕나무와 호랑가시나무가 자연적으로 교접하여 탄생한 나무라고 한다. 1978년 천리포 수목원 고(故) 민병길교수팀이 식물탐사에서 발견하여 미국 호랑가시나무 학회에 소개하면서 '완도 호랑가시나무'라고 명명받았다고 한다. 10월경에 빨갛게 열리는 열매는 사랑과 나눔 캠페인에 마스코트인 사랑의 열매로 사용된다.


완도 호랑가시나무는 이름처럼 완도에서 잘 자란다.

호랑가시나무도 열매가 있고 감탕나무에도 열매가 있다. 서로 빛깔이 다른 열매인데 교접 후 탄생한 완도 호랑가시나무는 감탕나무의 열매와 같은 빨간색이다.

서로 다른 뿌리를 가진 나무들이 연리지나 연리목도 아닌 하나의 새로운 종(種)으로 탄생한 사랑의 결실이 완도 호랑가시나무인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랑 나눔의 상징으로 삼았다. 완도 호랑가시나무는 완도의 가로수로도 볼 수 있고 공원이나 가정집 정원수로도 볼 수 있다.


감탕나무와 호랑가시나무의 설명은 아래에 덧붙인다.


감탕나무

노박덩굴 목 감탕나무과에 속하는 상록활엽교목. 원산지는 아시아이다. 해안가의 산기슭에서 자란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라남도와 경상남도에서 자라며 꽃은 3~4월에 피는데 잎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열매는 붉은색으로 익는다. 잎은 홑잎으로 어긋나며 두껍고 윤이 난다. 초록색의 작은 암꽃 수꽃이 각기 다른 나무에 달린다. 전라남도 완도군 보길도 예송리의 감탕나무는 천연기념물 제338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어린잎은 나물로 먹고, 목재는 기구재, 도장재료, 세공재로 쓰인다.


완쪽, 감탕나무 오른쪽, 호랑가시나무


호랑가시나무

노박덩굴 목 감탕나무과의 상록 활엽 관목. 한국 전역, 중국 남부에 분포한다. 잎은 타원상 육각형으로, 잎 끝에 단단한 가시가 있어 호랑이 발톱과 같은 모양이다. 잎은 어긋나고 두껍다. 꽃은 암수딴그루로 4~5월에 흰색으로 피고, 열매는 핵과로 10~12월에 익는다. 약으로 쓸 때는 부위에 따라 구골 엽·구골근·구골 수피 등으로 부른다. 이밖에도 관상가치가 높아 울타리용, 독립수 등으로 이용된다.


위에 설명한 감탕나무와 호랑가시나무의 사랑의 결실인 '완도 호랑가시나무'


호랑가시나무의 가시는 위에 사진처럼 날카로운 것도 있고 이 사진처럼 형태만 갖춘 것도 있다. 가시가 아무리 밋밋해도 감탕나무와는 확실히 다르다.
전체적인 나무의 형태는 감탕나무를 닮았고 가시가 돋는 것은 호랑가시나무를 닮았다.


완도 호랑가시나무의 전체적인 모양새는 감탕나무를 닮았고 잎에 가시가 돋는 특성은 호랑가시나무를 닮았다. 우리가 자식을 낳아도 아빠를 닮은 아이가 있고 엄마를 더 많이 닮는 아이도 있는 것처럼 완도 호랑가시나무도 유전자를 똑같이 나누어 같지는 않은 모양이다.

남쪽 바닷가 환경에 잘 적응해 살아왔던 두 나무는 오랜 세월 한마을에서 살다가 정이 들면서 서로 종이 다르다는 것조차 잊고서 사랑을 했던 모양이다. 아니면 종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루어낸 사랑의 결실 일지도 모르겠다. 사람들도 오래 알고 지내면 자연스럽게 정이 생겨나 이웃사촌이라는 이름으로 지내게 되고 청춘남녀라면 사랑이 싹트기도 한다. 그중에도 순탄하게 결혼하여 사랑의 결실을 맺는 경우도 있지만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혀 아픔만 끌어안고 다른 길을 가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쉽지 않은 사랑의 결실을 이루어낸 '완도 호랑가시나무' 들에게 축복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사랑이 넘치는, 그래서 행복한 완도는 웃을 일이 많을 것 같다. 그런 이유로 빙그레 웃을 '완'자를 지명으로 채택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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