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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현숙 Jul 28. 2021

발효액 공부하기

발효액 담그기와 발효액이 몸에 미치는 효과를 공부하기로 했다.

발효액을 공부하기로 했다.

하찮게 여겼던 풀들에게 인체에 유용한 성분들이 가득 들어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과장하면 죽어가던 사람을 살리는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할 정도이다. 하기는 몸에 병이 나거나, 미리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한약이라는 이름으로 약을 지어다 먹는데, 그 한약의 대부분 성분들이 풀(식물)에게서 얻은 것들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거였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편리하기 위해서, 또는 더 많은 수확을 거두기 위해서 각종 살충제와 풀을 죽이는 약을 과다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니 어느 풀이 몸에 약이 된다더라는 인지를 했다고 해도 살포한 농약성분 때문에 오히려 안 좋은 결과를 얻을까 봐 함부로 채취해 먹는 일은 거의 하지 못했을 것 같다.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한가롭고 조용한 시골살이를 시작하면서 건강한 먹거리를 손수 지어먹겠다는 생각으로 작은 농토에 농사를 짓게 되었다. 남들이 짓는 밭에 풀 한 포기 없이 깨끗하게 정돈된 모습을 보면서 밭에는 농부가 심은 작물만 자라고 풀은 자라지 않는 줄 알았었다. 그렇게 만만하게 시작한 농사는 농작물보다도 더 빨리 자라는 풀들 때문에 지쳐가던 어느 날, '도대체 이러저러한 풀들에는 어떤 성분이 있기에 벌레를 잡아주지 않아도, 거름을 주지 않아도 저렇게 잘 자라는 걸까? 벌레들은 왜 풀은 안 먹고 내가 심은 작물들만 먹는 거지? 저 풀들 이름이라도 알자 "라는 생각으로 각각의 풀들을 검색해 보게 되었다. 풀이름을 찾다가 함께 검색되는 풀의 효능과 기타 정보들을 읽으며 나는 적지 않게 놀라게 되었다.


잡풀이라고 무시하고, 함부로 뽑아버리고, 짓밟았던 풀들에 사람이 의지할 수밖에 없는 좋은 성분들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벌레들이 뜯어먹지 못하도록 어떤 방법으로든 스스로 방어를 하는 능력을 갖추고, 그 종이 멸하지 않도록 강한 번식력까지 갖춘 팔방미인이었다. 인의적으로 살포하는 농약만 아니라면 어떠한 먹거리에 지지 않는 정말 꼭 필요한 것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다행히도 200여 평 되는 우리 밭은 살충제도 제초제도 뿌리지 않고 먹을 만큼씩 작물을 심어 수확하기로 해서 풀들도 마음 놓고 자라고 있으니, 조금의 상식만 갖춘다면 얼마든지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먹거리로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풀이라는 게 반찬이나 생으로 먹기에는 맛에서 그다지 당기지 않는 것이라서 몸에 좋다 하여도 음식으로는 먹어지지가 않는다. 평소에 먹지 않으니 병이 났을 때 약으로 사용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평소에 음식을 먹듯이 가끔씩이라도 먹어준다면 그 약을 필요로 하는 병은 나지 않을 거라는 결론까지 얻었다.


약으로 사용할 때의 방법은, 말려서 끓여 마시거나, 가루를 내어 먹거나, 생즙을 쓰거나, 오랫동안 다려서 진액을 먹거나, 술을 담가 먹거나, 발효액을 만들어 차로 마시는 방법 등이 보편적인데, 약효는 방법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고도 하였다.


나는 어떤 방법을 선택하여 그 좋은 성분들을 몸으로 전달할까를 생각하다가 '발효액'을 담그기로 했다.

선택한 이유는 먹을 때 번거롭지 않고, 약이 될 수 있는 성분들을 파괴시키지 않은 상태로 흡수할 수 있으며, 사계절 언제라도 보관이 편리하고, 약 성분을 얻기까지의 과정과 보관법이 까다롭지 않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몸에 좋으라고 먹었는데 술에 취한다면 그것도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결정한 발효액 담그기는 나와 주변 사람들, 그리고 필요한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을 선물하게 될 것을 확신한다.




일단 효소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했다.

효소란? 각종 화학반응에서 자신은 변화하지 않으나 반응속도를 빠르게 하는 단백질이라고 한다. 즉, 단백질로 이루어진 촉매제이다. 일반적으로 화학반응에서 반응물질 외에 미량의 촉매는 반응속도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특별히 생물체 내에서 이러한 촉매의 역할을 하는 것을 '효소'라고 부르며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효소를 만들 때 설탕을 사용한다. 설탕의 삼투압 작용으로 원재료의 성분들을 추출해 내는 것이고, 추출된 성분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새로운 물질로 변화하는 것이다. 이 변화된 물질이 몸속에서 또 다른 화학반응들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화학반응이 일어나 생성되는 분자구조까지 설명하면 복잡하니 혹시 궁금하다면 '효소의 분자구조'라고 검색하면 많은 자료들을 확인할 수가 있다.)


설탕에 의해 추출된 성분들은 발효가 되면서 약성을 지닌 효모 상태가 된다. 수천수만 가지의 재료마다 고유의 약성을 지닌 미생물의 보고가 된다는 것이다. 사람은 췌장에서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의 소화효소를 생산하는데 동물성 효소이다. 동물성 효소가 빠르게 일할수 있도록 촉매제 역할을 하는 식물성 효소는 생산하지 못하기에 먹거리를 통해서 보충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촉매에도 정촉매와 부촉매가 있다고 하는데, 예를 들어 수레가 언덕을 올라갈 때 뒤에서 밀어준다면 훨씬 수월하다는 것은 다 안다. 그 밀어주는 역할을 하는 효소를 정 촉매라 하고, 반대로 내려갈 때 뒤에서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부촉매라는 것이다. 상황에 맞게 밀어주고 당겨주는 역할을 위해서 식물성 효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식물성 효소는 식물 발효액을 담가 얻을수 있다. 또한 효소는 각각의 재료에 따라 약성이 다르기 때문에 사람마다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기 위한, 꼭 필요한 효소를 찾아 사용하는 지식도 필요하다. 그래서 효소를 공부해야만 하는 이유가 되었다.


발효액을 담그고 숙성시키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설탕의 양이 적지 않아 결국은 설탕물을 마시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들었는데 다음 글을 보고 마음이 편해졌다.

설탕은 사탕수수 속에 들어있을 때는 식물 속의 '과당'으로 효소가 살아 있는 당분이었다. 정제 과정에서 열을 받아 효소가 죽게 되는데, 이것이 우리가 사용하는 설탕이고, 설탕은 '자당'이다. '자당'은 소화 과정에서 많은 효소를 필요로 하여 몸속의 비타민과 칼슘, 미네랄을 소모하고 고갈시키게 된다. 그래서 건강에 해를 끼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설탕을 효소가 살아있는 자연 상태의 재료들과 섞어 놓으면 발효가 되면서 다시 효소가 살아있는 '과당'으로 바뀌기 때문에 발효액의 단맛은 해롭지 않다.


발효액을 얻는 과정은, 봄이면 집집마다 담그는 매실엑기스를 생각하면 어렵지는 않다. 매실발효액은 배탈이 났을 때 월등한 효과를 보고 있어 우리 집에서도 떨어지지 않고 상비약처럼 갖추고 있으며 설탕이 필요한 음식에도 대신 사용할 정도로 익숙한 발효액이다. 다만 순하게 약으로만 작용하는 풀과, 독이 있으면서 적당량을 지키면 큰 효과를 보이는 풀들, 절대로 먹으면 안 되는 풀들을 구별하는 지식만 갖춘다면 그것이야말로 하늘이 내린 선물을 받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쉽지 않은 공부를 하면서 실전에 들어갔다. 각 재료가 보여주는 효과와 담그는 과정에 대해 한 가지씩 기록할 예정이다.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기록이 될것이라 확신하면서...


앵두 발효액으로 마시는 앵두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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