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들리시나요?
오빠를 잃은, 아버지를 잃은, 자식을잃은, 친구를 잃은, 동료를 잃은.....
오빠가 그렇게도 아끼고 사랑했던 사람들의 애끓는 울부짖음이 들리 시나요?
우리모두는 가슴에 피멍이 들었습니다.
산천초목도 슬픔에 젖어 며칠째 땅을 두드리고,
하늘의 슬픔이 폭포를 이루었습니다.
거기가 어디라고 그리 서둘러 가셨나요?
세상의 어떤 어려움도 별거 아니라고 큰소리 치던 오빠가 아니었나요?
어떤 상황도 다 이겨 내시더니 저승의 그분에게는 왜 그리도 순하게 굴복하셨나요?
이곳의 삶이 재미있다고 하던 말 거짓이었나요?.
그 힘든 세월 다 이겨 내시고
이제 인생의 단맛을 알겠다 하셨잖아요.
즐기며 살거라고, 콩 한쪽도 나누며 살거라고, 세상 좋은 것들 다 보며 건강하게 살 거라고
큰소리 뻥뻥 치시더니
한마디 말도 없이 떠나신답니까?
늙은 부모는 자식 앞세운 아픔을 어쩌란 말입니까?
철없는 자식들은 누굴 의지하고 살란 말입니까?
오빠만, 형만, 의지했던 동생들은 이제 누굴 바라보고 살아야 하나요?
하늘이 원망 스럽습니다.
겨우겨우 가시밭 같은 인생길 헤쳐 나와 이제 꽃길을 걸으려 했는데
그 길을 걸은지 얼마나 되었다고 그리도 허망하게 데려 간답니까?
얼마나 더 멋진 길을 마련해놓고 오빠를 초대해 간 건지
남은 우리는 무엇을 어찌 해야 할지를 몰라
눈물로만, 눈물로만 바라볼 뿐입니다.
오빠가 떠나신지도 벌써 5일 입니다.
아직도 믿어지지 않지만,
이것이 꿈이 아니라고 모든 상황들은 말 하고 있습니다.
영정사진 한장 딸랑 품에 안은 큰조카를 안타까워 쳐다볼수가 없습니다.
며칠 사이에 더욱 굽어진 허리로 아들을 찾아,
지팡이 의지하여 눈물로 길을 만드시던 부모님 모습에 가슴이 찢어집니다.
바라건데 우리가 아무리 아파도, 목이 터져라 불러도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나셨으니
이곳에서 못다 누린 즐거움 다 누리셔야 합니다.
남은 우리들
자식을 위해, 아빠를 위해, 오빠를 위해, 형을 위해 그만울자 약속했으니,
오빠는 꼭, 반드시, 욕심껏, 가장 좋은 곳으로 가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