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짠지 7

엄마의 방패막이

by 강현숙

“아버지! 갈빗집이라도 가실래요?”

허리를 굽힌 채 바가지를 들고 주방에서 마당으로 오가며 분주한 엄마를 쉬게 하려면 얼른 어디라도 나가야 한다는 생각과, 얼핏설핏 콧가를 스치는 음식 냄새에 배가 고파진 나는 아버지의 말을 끊었다. 엄마는 양념에 재워 숯불에 구워주는 돼지갈비를 좋아하신다. 엄마의 업보가 나에게 대물림되었다고 나보다 더 아파하는 엄마를 위로하고 싶었다.

“엄마 서산으로 갈까?”

“아니다 니 아버지 갈비 별로 안 좋아 허신다. 집이서도 먹는 거 돈 주고 사 먹는다고 뭐라고 허실테니 집이서 먹자.”

아버지는 고기보다 생선회를 더 좋아하신다. 그걸 알지만 오늘은 아버지 좋아하는 생선 횟집 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 마음을 엄마는 엄마의 수고로 채워주려 하신다.

"젊어서 돈 좀 벌었으면 뭔들 못해 주겠냐? 돈 버는 재주 없으면 가만히나 있던지, 배차장사 헌다고 내다 버린 돈만 갖고도 두 노인네 실컷 먹고 살 틴디..."

-그러게요! 가만히만 있었으면 저도 밤잠 못 자고 하는 장사는 이제 접어도 될 텐데요.- 침이 목울대를 울리며 넘어갔다. -워쩌 자고 안 좋은 내 팔자만 쏙 빼다 닮었냐?- 엄마는 한숨을 쉬며 그 모두가 아버지 때문이라는 듯 아버지 흉거리를 끄집어내셨다. 옛날에, 아버지가 술 취해 큰소리를 치시면 엄마는 우리 모두를 끌어안으셨다. 어린 막내까지 끌어안은 엄마에게는 아버지도 폭력을 쓰지 못하셨다. 우리를 방패막이로 아버지에게 말대꾸를 하시곤 했던 것이다. 오늘은 내가 엄마의 방패막이였다.

“아이고 또 시작 이구먼 누구만 오먼 저렇게 남편 흉을 보니 천붕기택을 그렇게 못 알아들어?”

천붕기택 좋아 허시네, 마누라 말 잘 들어야 뜨뜻헌 밥이라도 읃어 먹는다는 말은 읎남?”

“허허!”

말문이 막혀 버린 듯 아버지는 창밖으로 고개를 돌려버린다.

나는 일어나 주방으로 갔다. 엄마가 간을 보고 있었다.

둔탁한 뚝배기에서 짜글짜글 지져지고 있는 짠지 찌개였다.

아! 짠지! 엄마의 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