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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서재 강현욱 Dec 11. 2023

[출간소식] 제 글을, 제가 사서 읽었습니다.

살짜쿵 책방러.


'나의 아빠가 되어줘서 고맙고, 자랑스러워.'


저의 책이 출간되었다는 식에 딸아이가 저에게 보낸 답서의 첫 문장이었지요. 가 쓴 글이 책으로 엮여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의뢰를 받아 쓴 기획출판이기에 출간 일정도, 글의 내용도 출판사에 맞추어 진행하다보니 예상했던 시간보다 꽤나 흘렀습니다. 기다림이 천직인 사람처럼 묵묵히 기다리다보니 어느덧  삶의 첫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출판사에서는 두 권의 책을 기념으로 저에게 보내 주더군요. 한 권은 부모님께, 또 한 권은 아이들에게 전하고, 저는 제가 쓴 책을 인터넷 서점에서 세 권을 구매했습니다.

한 권은 제가 읽으려고, 한 권은 지금쯤 포로에 있을 소중한 친구에게 전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또 한 권은 어떻게 해야할지 사실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고마운 분들에게도 전할 책을 조금 더 구매해야겠어요. 그러고보면 고마운 분들이 참으로 많은 듯합니다. 빈약하고 볼품없는 글이지만, 구독과 좋아요, 그리고 댓글로 언제나 아낌없이 응원해 주신 작가님들과 독자분들, 그리고 일터의 동료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고맙고도, 또 고맙습니다. 지치지 않고 글쟁이로 살아가겠습니다. 함께 쓰고, 같이 읽으며 살아가면, 참 좋겠습니다.

책의 판매와 동시에 저에게 발생하는 얼마되지 않을 인세를 전액 아이들의 긴급 의료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어린이 재단에 전달하겠다고 하니, 아이들은 부족한 아빠임에도 불구하고 과분한 갈채를 보내주는군요.

내년에 장마가 다시 찾아올 무렵에는, 또 한 권의 책을 갖고서 시골의 동네책방 할아버지가 되겠다는 꿈을 향해 걷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오늘은 밤이 이울도록 감상에 젖을 것만 같습니다. 울음을 참고 참으며 살아내다보니, 이런 날이 저에게 허락되기도 하는군요. 그렇지만 오늘은 참지않고서, 조금 울어보려 합니다.


'소중한 친구가 저를 일으켜 세웠듯, 저 또한 그 누군가에게 당신 잘못이 아니야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 이렇게나 장황하게 거친 문장들을 이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가 툴툴 털고서 일어서는 데에, 먼지만한 크기일지라도 힘이 되길 바라면서, 이 책의 판매로 인해 저에게 생겨나는 수익은 비록 얼마되지는 않겠지만, 전액 아픈 아이들의 긴급 의료비로 사용될 것입니다. 부디 삶이 많은 아이들에게 온전한 생을 허락하길 기도합니다. 그리고 저에게, 또, 그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평안이 스며들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계절의 변화는 계절과 계절의 사이에서 버텨준 여린 것들로부터 언제나 시작됨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심장이 내려앉을 것만 같은 봄을 다시 기다려봅니다. 

여린 우리가 함께 살아내면, 참 좋겠습니다.'

  - '강현욱', '살짜쿵 책방러' 에필로그 중. -


[목  차]

Prologue.  그해 봄은, 다시 살라하였다.


1부. 자연, 책 읽기, 글쓰기. 나를 살린 것들.

  1. 하얀 쌀밥이 주는 위로.

  2. 덕후가 되어 버렸다.

  3. 동쪽으로 난, 창.

  4. 난,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

  5. 해방, 잡초랑 맞짱 뜨는 일.

  6. 오늘도 나는, 못 먹어도 GO 한다.

  7. 늙어갈수록, 삶은 깊어지고.

  8. 참, 좋았노라고.

  9. 나는 결국, 간택 당했다.

 10. 당신은 삶에 무엇을 기대하는가.


2부. 종이와 책의 힘을 믿는 동네책방의 이야기.

  1. 꿈을 따라 걷는 길. _ 강화책방 국자와 주걱.

  2. 다시 살아내는 일. _ 포항책방 리본.

  3. 당신의 19호실은 찾으셨나요 _ 창원책방 19호실.

  4. 흙을 딛고서, 존립하고. _  단양책방 새한서적.  

  5. 달을 쫓아, 문을 열고. _ 문경책방 반달.

  6. 사랑은 그곳에 남아. _ 통영 봄날의 책방.

  7. 세월은 익어가고. _  안동책방 가일서가.

  8. 그냥, 당신이 좋아서. _  영주책방 좋아서점

  9. 나를 불러 준 시골의 봄. _ 청도책방 봄날.

 10. 감한 여전사. _ 대구책방 환상문학


Epilogue.  심장이 내려앉을 것만 같은 봄을, 다시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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