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하게 살아도 괜찮아

에필로그

by 강작

Dreaming of April(멋진 하루)- 모노토이(Monotoi)



당신의 식탁에 묶은 김치, 땅콩 조림, 멸치뿐이라고 해도, 한쪽엔 장미 한 송이가 있었으면 좋겠다.

당신의 일상에 큰 변화가 없더라도, 그 잔잔함 속에서 작은 변화를 만들어 아이처럼 웃었으면 좋겠다.

당신의 몸이 지쳤다고 말하면, 모아둔 저금통을 깨어 좋은 오일을 사서 정성껏 위로해줬으면 좋겠다.

당신의 일이 사회에선 아직 미약하다 여길지라도, 당신의 인생에서는 위대한 것이었으면 좋겠다.

당신의 사랑이 단순히 욕망의 해결이 아니라, 예술처럼 고급스러운 것이었으면 좋겠다.

당신만이 느끼는 행복이, 이 짧은 삶을 사는 전부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사회에서는 늘 불행하고 험악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내 인생에도 늘 불안한 일, 걱정스러운 일, 슬픈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고, 글을 쓰면서 나는 이 모든 것이 여름이 지나- 가을이 오는 것처럼 당연스러운 것. 겪어야 하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어느 날 출근길, 나는 하늘을 올려다 보며 "이 모든 것이 자연의 순리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아름답다 믿으며, 한껏 감성적으로 살아보겠어."라고 말했다. 어렵고 힘든 상황에 초연해질 수 있다는 건, 지금 이 삶을 아름답게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는 희망을 품게 했다.

그리고 한 달전 이 예쁜 공간에 Elegant Life를 연재하며, 우아한 삶을 살 것을 택했다. 그 우아함이란 결코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한 삶이란 사실 아무것도 없는 삶이다. 사람들은 각자 본인들의 삶을 살기 바빠 다른 사람의 모습이나 삶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책임을 지지도 않는다). 내 스스로가 만족하는 고상하고 기품 있는 삶을 원했다. 그렇기에 화려한 우아함이 아닌 더딘 우아함이라도 그 자체가 너무나- 행복했다.


나와 당신은 얼마나 우아해졌을까. 외면과 내면의 우아함을 갖추기란 이 열 편의 글로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안다. 농익은 와인과 클래식, 사랑은 오래 들여보고 살펴야 풍미가 살아나는 것처럼. 우아한 삶을 이해하고 완성하기 위해선 오랜 정성이 필요할 것이다(단순히 카드로 긁을 순 없다).

우리가 시작하면서 깨웠던 운명의 시계가 여전히 "짹깍 짹깍-" 돌아가고 있다. 미안하지만, 나는 이 시계를 멈출 생각이 없다. 앞으로도 /우린 계속- /이렇게 우리의 삶 속에/ 우아한 것들을/ 채워/ 넣을 테니까/./



무한애정을 주고 싶은 구독자분들, 매편 함께 미소 지어주어 고맙습니다. 이렇게 좋은 독자들을 만나게 해 준 브런치팀에게도. 고맙습니다. 클래식을 알려준 은혁이와 상재, 나를 사랑한다고 오바스런 댓글을 남겨준 정현이, 글에 대해 냉철하게 조언해주고, 와인에 대한 상식을 꼼꼼히 알려주었던 나의 하나뿐인 언니, 진짜 사랑을 알게 해 준 나의 연인에게도, 너무나 고맙습니다.



writer. 그리고- 이제는 'elegant 강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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