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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작 Dec 10. 2017

재밌는 걸 해야 사랑할 수 있더라


성공은 한순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노력으로부터 형성되는 것이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꾸준한 노력을 할 수 있으려면 대게는 그것에 재미를 느껴야 한다. 이것은 누구나 알지만 쉽게 포기하는 사실이다. '재미있는 일을 찾고, 꾸준히 노력하고, 마침내 성공한다'라는 공식은 당연하지만 어렵게 느껴진다.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로는 3가지 정도가 있는 것 같다. 첫째는 내가 재미있어하는 일을 못 찾는 것. 두 번째는 재미있는 일을 찾았어도 여러 환경적인 이유로 다른 일을 하는 것. 셋째는 재미있는 일을 꾸준히 못하는 것. 나는 이 세 가지 모두를 경험했었고 다행히 지금은 '꾸준히 노력하는' 단계에 와 있다. 


대학생 때 뒤늦게 제2의 사춘기를 겪게 된 나는 매일 스스로에게 이렇게 묻고 다녔다. '졸업하곤 뭐하지? 무슨 직업을 갖지? 뭐하며 돈 벌지? 내가 좋아하는 게 뭐지?' 생각만 하고 있으니까 머리에 쥐가 날 것 같아서 그냥 발로 뛰어보기로 했다. 광고기획자가 멋있어 보여서 광고 회사에 인턴으로 일하며 밤새 아이디어를 짜냈고, 체계적인 직무가 좋을 것 같아서 인사팀에 들어가서 수많은 지원자들을 만났으며, 책 만드는 일이 멋져 보여서 출판사에 취직했고, 취재하고 글 쓰는 일이 맞을 것 같아서 잡지사 에디터로 근무해보았다. 혼돈의 연속이었다. 부모님은 '또 이직이야?'하는 불안한 시선을 보냈고, 인사팀은 '지금 나가서 뭐 하시게요.'라는 이상한 이유로 날 붙잡으려 했다. 하지만 퇴사 이유는 한결같았다. 원하는 것을 하고 살겠습니다. 그뿐이었다. 


20대 끝자락에 나는 실업자였다. 하지만 여러 가지를 실제로 해보니까 마침내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알 것 같았다. 그러니까, 어느 정도 어려움이 있어도 꾸준히 할 수 있을 만한 일. 나의 경우에 그것은 글을 쓰는 일이었다. 지금은 회사에서 에디터로 여러 가지 글을 쓰고 있다. 물론 여러 회사를 다녀보니 회사를 고르는 기준도 정확해졌다. 나는 일이 가장 우선이었고, 거리가 다음, 회사의 규모, 연봉, 복지 등이 그 후였다. 그 기준을 고려해서 선택한 지금의 직장은 적당한 만족도를 주고 있다. 또한 여러 가지 일을 해봤던 과거의 경력이 현재에 좋은 시너지를 주고 있다.

사람들은 재미있는 일을 찾더라도 여러 환경적인 이유로 결국은 다른 일을 선택한다. 대게 내가 좋아하는 일이 비전이 없다든지, 연봉이 높지 않다든지, 품위 있는 시선을 못 받는다든지 그런 조건적인 이유에서다. 나도 소개팅남들이 에디터와 작가라는 내 직업을 듣고 표정이 달라질 때마다 약간 그런 기분이 들곤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훌륭한 작가들의 책들을 찾아 읽었다. 내가 타고난 감사한 이 재능은 굉장히 멋있고 고귀한 것이라는 것을 그들은 입증해주었다. 그리고 아무리 지금 내 직업이 초라하게 느껴지더라도 이 분야의 최고가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냥 증권사 직원, 그냥 초등학교 선생님, 그냥 공무원, 그냥 대기업 직원이 아니라 나는 특별한 작가가 되어 보이겠다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출처. 에너지 인사이터


재미있는 일을 꾸준히 못하는 것. 그것은 앞의 두 가지 이유가 바로 서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게으름이 더해지게 되면 재능을 재능 이상으로 키우지 못하게 된다. 게으른 사람이 성공하였다는 말은 들어본 적 없다. 상식적으로 '재미있는 것을 한다'라는 문장과 '게으르다'라는 어구는 잘 어울리지가 않는다. 보통 '재미있을 것을 매우 열성적으로 한다'거나 '재미있는 것을 매우 중독적으로 한다'가 어울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만약 무엇을 추구하는데 게을러졌다면 정말 내가 그것을 재미있게 여기고 있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나의 경우엔 글 쓰는 일에 약간의 게으름이 들어서려고 해서 긴급히 주변 환경을 둘러봤다. 혹시 나에게 글 쓰는 일을 재미없게 만드는 방해 요소들이 있는 건 아닐까? 물론 있었다. 퇴근해서 스마트폰을 보는 것, 주말에 약속을 많이 잡는 것, 책을 들쑥날쑥 읽는 것, 글 쓸만한 매력적이 장소를 발견하지 못한 것, 글에 포함될 그림이나 사진을 창작할 방법을 몰랐던 것, 기획이 되어있지 않은 것 등. 그래서 이 방해 요소들을 먼저 해결하고 글을 써보기로 했다. 스마트폰을 과감히 껐고, 주말에 하루는 약속을 잡지 않았고, 글을 쓸 완벽한 장소를 찾았으며, 그림을 스스로 그리기 시작했고, 원하는 기획으로 목차를 만들었다. 그러고 나니 당장 글이 쓰고 싶었다. 글을 향한 느릿한 마음이 조금씩 사라졌다. 


지금은 창조의 시대다. 평생직장이 아니라고, 비전이 좋지 않다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도전도 하지 않고 포기하지 말고 다 해보고 그것을 평생 직업으로 창조하길 바란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다른 것을 접목시켜서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도 좋고, 그 분야의 최고가 돼서 평생 직업으로 만들어도 좋다. 좋아한다는 것은 재능으로 키울 수 있다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에 작은 성공을 이뤘다면 무럭무럭 잘 키워보자. 한 가지 재능으로 평생 노력해도 최고가 되기 어려운 세상. 하지만 한 가지 재능으로 평생 노력하면 최고가 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나를 응원한다. 우리는 우리를 응원한다. 



20171210

강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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