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끝날 즈음, 시간을 되돌아보면 마치 평범한 여행길의 마지막 순간처럼 짙은 아쉬움이 묻어날 때가 많았다. 오늘 행복했던 순간들보다 채워지지 않은 아쉬움들이 더 크게 생각났고 다이어리를 꺼내 <내일 할 일!>을 야무지게 적으면 그제사 머리를 가득 채운 투정들이 조금은 조용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성급한 마음에 대한 서툰 위로였다. 유종의 미. 아침과 저녁. 만남과 이별. 시작과 끝이 있는 이 세계에서 나는 늘 마무리에 서툴렀던 것 같다. 그건 마음이 여려서가 아니라, 두려움이 묻어있는 욕심 때문이었다. 더 잘 살고 싶은 욕심. 그것이 내가 오늘을 보낸 행복보다 내가 가지지 못한 행복을 더 크게 생각하게 만들었다.
하루를 충분히 잘 마무리하고 나서야, 새로운 하루의 기쁨이 오고 이별을 충분히 잘 치유하고 나서야, 새로운 사랑의 만남이 이뤄진다는 것을 먼저, 알아야만 했다.
우리가 정말 행복해지려면 '행복한 감정이 당연히 내게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불행'하다.'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매일매일 행복한 일은 있어!'라고 푸우가 말해도 오늘의 행복을 발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성급하게 스스로를 나무라서도 안 된다. 단지 오늘 우리는 행복을 발견하지 못했던 것일 뿐, 결코 '불행'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부디 나와 당신이 잠들기 전
내일의 행복을 탐내지 않고
오늘의 행복에 예쁘게 리본을 묶어 줄 수 있기를.
혹시 나와 당신 곁에 잠시
행복이 쉬었다 해도
우리 마음속에 늘 예쁜 행복바구니가 함께하기를.
2018, 봄과 여름 사이에
당신의 벗
강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