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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작 May 20. 2018

#오늘  

jazz



얼마 전부터 오늘의 날짜를 태그로 '오늘 행복했던 순간들'을 찍어 저장하고 있다. 예를 들면 삐뚤빼뚤하지만 귀엽게 칠해진 노랑 손톱, 비 오는 날 나란히 세워 놓은 아이와 엄마의 우산, 과장님이 힘내라고 타 주신 에너지 커피, 혼자 간 여행길에서 얻어먹은 푸짐한 한 공기 같은 것들을 말이다.


어느 뇌과학자가 한 강연에서 말하길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끼는 것엔 과학적인 원리가 숨어있다고 했다. 우리의 눈을 카메라의 셔터로, 뇌를 필름이라고 생각했을 때 아이는 하루 중에도 셔터를 많이 눌러서 필름에 넣지만, 어른이 될수록 더 많은 경험을 해도 셔터를 자주 누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과연 이것이 뇌 나이에만 관련이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반짝반짝한 눈빛을 가진 아이들이 왁자지껄 소리치며 뛰어간 곳을 가보면 엄청나게 대단한 것들이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아이들은 비 갠 후 흙 속에서 나와 꿈틀대는 지렁이, 빗물에 반짝이는 나뭇잎 같은 것들에 숨소리도 아끼며 저들끼리 웃고 있다. 아주 사소하지만 소중한 것들. 그러니까 우리가 놓치고 있는 행복의 모습들이다.

어른이 되면 우리는 이례 '어른스러워'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어른스럽다는 말에 '당연스러운 것에 쉽게 감탄하는 것은 유치하다'라거나 '감동스러워도 펑펑 울어선 안된다', '너무나 행복하다고 길거리에서 노래를 흥얼거리는 건 창피한 일이다'같은 것들도 넣어버린다.


하지만 그건


어른은 '행복해지면 안 돼'라는 말과 같지 않을까?





한없이 감탄하며 살고 싶다.

쭈글쭈글 예쁜 주름이 자리 잡은 나이가 되어도 여전히 길에서 발견한 꽃 한 송이에 말을 건네는 어른.

그런 삶을 살고 싶다. 인생이란 초콜릿 상자를 펼쳐서 매일 방긋방긋 미소 지을 수 있도록 말이다.  :-)





2018, 당신과 맑은 우주

당신의 벗,

강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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