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연결
나는 때로 무리를 벗어나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늑대이기도 하고, 머리의 뿔을 조심하며 무리에 속해 있는 버팔로이기도 하다. 하지만.. 검은 달 아래 푸르게 표호하는 늑대가 되는 날일지언정 붉은 해가 떠오르면 부드러운 갈색 눈을 하고 따듯한 당신에게로 돌아가곤 한다.
광복의 편지 속에 적힌 "인생은 행복할 때보다 불행할 때가 더 많은 듯합니다."라는 문장을 들여다본다. '아 원래, 인생이라는 건- 불행함의 연속이었던 거구나.'하고 위로를 얻는다. 그런 인생 속에서 행복을 길어 올리는 일은 원래 쉬운 일이 아니었던 것임을.
혼자 사냥을 하다 다친 늑대는 다리를 쩔뚝이며 무리를 향해 간다. 푸른 눈과 날카로운 이를 가졌다고 해서- 불행함이 도처에 깔린 이 삶을 오로지 혼자서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어리석은 오산이었음을 깨닫는다.
점점 나이가 들 수록 삶은 무거워진다. 하나둘씩 의사가 고칠 수 없는 아픔들이 생긴다. 그럴 때마다 나는, 개인이라는 존재가 100년도 안 되는 우주의 찰나- 거대한 자연의 한 방울 정도로 작은 존재라는 것을 느낀다.
우리가 하는 일은 바다에 붓는 한 방울의 물보다 하찮은 것이다. 하지만 그 한 방울이 없다면 바다는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What we do is less than a drop in the ocean. But if it were missing, the ocean would lack something. - 마더 테레사
우리는 바다의 한 방울처럼 작고 나약한 존재일 수 있다. 삶의 대부분인 불행을 짊어지기에 쉽게 부서지는 이슬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신과 당신, 당신과 당신이 연결되어 우리가 바다가 된다면 슬픔들을 잔잔히 흘려보내고 붉은 해를 떠오르게 할 수 있다. 갈색의 눈동자로 행복의 찰나를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고리타분해 보일 수 있는 편지를 쓴다. 멋들어진 포장지 같은 SNS에서는 도저히.. 마음의 친구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최소한 펜을 들어 종이에 글을 쓸 수 있는 정성을 가진 이어야만, 불행이 도처 한 삶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가 되리라 외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푸르게 연결된 이들의 기록
강작. > 광복. > 지연. > 리니. > 택수. > 수연. > 혜경. > 민지.
(from 2020년 2월 1일 to 2020년 4월 5일)
모든 앞선 편지에 적당한 양의 코멘트는 필수
"우리 좀 다르게 살아보자.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사랑하고 세계를 구경하는 거야. 그저 두려워하지만 않으면 돼."
도나: "실수를 할까 두려워요."
프랭크: "두려워할 필요 없어요. 탱고는 실수할 게 없어요. 인생과 달리 단순합니다. 실수해서 발이 엉키기 시작했다면, 당신은 지금 탱고를 시작한 겁니다."
- 이쯤에서 감동 눈물을 흘리는 강작.. 광복의 뇌 서랍장에는 감동 스크랩이 가득한 것 같단 말이죠.
- 이 영화는 4DX로 봤어야 했는데 ㅠㅠ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마라. 친구가 너를 어려워하지 않으며, 아내가 즐거워할 것이다.
- ㅠㅠ 부끄러워서 못하는 게 아니라 못해서 부끄러운 것임!
- 100% 공감....
너는 항상 내 아내를 사랑해라. 그러면 네 아내가 내 아내에게 사랑을 받을 것이다.
- 꿈도 꾸지 마라! 어딜 넘봐?
- 남자 A -> 사랑? -> 남자 B의 아내 -> 사랑? 사랑?<- A의 아내? 네?? 도대체 뭡니까..??
우린 모두 누군가의 영웅이다
#완벽으로부터의탈피 완벽하게 하려다가 아무것도 못했네...
꺼져라 코로나19
좀 부족하면 어때? 그 사람보다 못 가지면 어때? 내겐 나를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올봄 아롤 덕분에, 많이도 웃었습니다
2018년 가을에 시작한 [아날로그롤링레터: analog rolling letter]는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사람들과 계절마다 우편 편지를 롤링하며, 마음의 친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날로그롤링레터 참여를 문의해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계절마다 롤링되는 편지라 참여 인원을 제한하고 있으나, 가족이 되길 원한다면 참여 희망 메일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fromkangja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