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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작 May 13. 2021

생일 축하한다고 전해주세요

수술 다음날 아침 엄마의 소식을 알 수 없어 중환자실로 전화를 걸었다. 휴대폰으로는 지금 나의 사정을 모르는 친구들로부터 생일 축하한다는 메시지가 오고 있었다. 간호사가 앙칼진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조미경 보호자인데요, 엄마 괜찮나요?"

"아 네? 어머님 여기 중환자실이 밤새 불 켜져 있고 시끄러워서 더 힘드실 거예요. 의식이 있으시니까 아마 오늘 일반실로 옮겨질 거예요."

"네? 벌써 일반실로요? 상태가 나아지신 건가요?"

"아니요. 그건 아닌데, 거기가 더 저녁에 나으실 거예요. 지금 바빠서.."

"아 네 감사합니다."


간호사는 잠깐 머뭇하더니 물었다. 


"아? 혹시. 작은 따님이신가요?"

"네? 네네"



"어머님께서 생일 축하한다고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수술실을 나와 중환자실로 실려가는 엄마의 퉁퉁 부은 얼굴에선 눈물이 쏟아지고 있었다. 무섭고 혼란스럽고 아픈 시간들 속에서도 엄마에겐 내가 있다는 사실에 나는 휴대폰을 부여잡고 한참 울었다. 


그런 생각을 한다. 엄마들이 자식에게 주는 사랑은 너무나 커서 그 어떤 것으로도 비교될 수 없고 그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사랑을 배우고자 하면 엄마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걸 배우면 세상 모든 걸 배운 거라는 걸- 나는 어리석게도 이제야 알게, 됐다.



글. 강작(@fromkangj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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