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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작 May 22. 2021

얼마나 이기적이어야 어른으로 살아낼 수 있나요?

젊은 당신은  번도 상상해   없었을 수도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 부모, 그리고 바로 당신네 부부에게 삶의 고난들이 ‘순서대로닥친다는 사실을. 마치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일처럼 당장손톱에 스티커를 붙이며 유튜브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여길 수도 지만, 조금  나이를 먹게 되면 알게- 된다.  속에서 행복은 노력해야 얻어지는 것이며, 고난은 시간의 강을 따라 저절로 흘러 들어온다는 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다면, 답은 하나다. 거센 강물에 두 다리를 담그고 버텨내야 한다. 설사 안간힘을 써서 붙잡아 보았지만 가족의 배가 떠내려간다 해도 다리에 힘을 놓아서는 안된다. '나를 생각해야 한다. 당신이 꾸린 인류의 가족을 생각해야 한다.' 외면하고 싶지만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바라볼 때 겪게 될 외면할 수 없는 일.  


이번 사고를 겪은 , 나는 여러 사람들에게 위로를 받았다. 그들이 건낸 한결같은 마지막 멘트는 이것이었다. '강작, 강작의 몸도 챙겨.' 그럼 나는 아픈 엄마 침대 아래에서 밥이란 것을 입에 넣고, 과일을 깎아 억지로 먹어대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늘진 그곳에서 마음의 잎이 시드는 것은 어찌할  없었다.

언니는 달랐다. 앞으로 하는 말이 그녀에게 흉이 될지 아니면 칭찬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해보겠다. 언니는 엄마가 수술을 하고 아픈 와중에도 마트에서 차분하게 장을 보고, 아버지와 대게 아무렇지 않은 일상 이야기를 하며 웃기도 했다. 그리고 다리를 주물러달라는 엄마의 요구에 쉬지 않고 안마를 하는 나와 달리 언니는 어느 정도만 하고 물러서 있었다. 나는 그런 그녀를 보며 '미친 것이 아닌가. 어떻게 엄마가 이렇게 아픈데, 저런 이야기를  기운이 있을까. 저렇게 하고만 말까.'하고 감히 입밖에 못하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대부분의 간병을 맡은 것은 나여서 몸이 상한 것일  있겠지만- 과로하게 마음과 힘을 쏟은 나는 결국 몸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고 말았다. 슬픔의 그림자번졌고, 아픈 자식을 보고 있는 엄마는   상처를 받았다.


나는 엄마가 나라고 생각해 왔다. 그만큼 사랑했고, 그녀가 아픈 것은 내가 아픈 것이며 그녀가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없었다. 그랬기에 내가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돕고 싶었다.


얼마 전 아버지로부터 어느 택시 기사의 이야기를 들었다. 65세 정도 된 그는 부인의 암투병 병원비를 위해 하루에 한 시간도 쉬지 않고 일을 했고, 결국 그 또한 큰 병에 걸리고 말았다는 것이었다.


무섭고 아름다운 세상에게 묻고 싶다. 그와 내가  못한 것은 무엇이냐고.  신은 사랑하는데 한계를  것이냐고. 우리는 얼마나 이기적이어야 어른으로 살아낼  있느냐고 말이다.



글. 강작(@fromkangjak)


추신. 월요일에 찾아뵙는 신경외과 교수님이 착한 분이어서 엄마의 고통이 줄었으면 좋겠다. 화상 상처도  아물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싶다. 그럼 오늘 날씨처럼- 활짝 웃을  있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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