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에게 사랑이 없는 섹스가 가능할까? 이십 대 중반에 다다른 여자들은 이 주제를 가지고 열띤 이야기를 나누었다. 누군 몸을 먼저 섞는 일이 익숙해졌다고 말했고, 한편에선 사랑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아한 여자에게 섹스는 어떤 의미였을까. 욕망의 수단이었을까. 사랑의 매개였을까. 아름다운 그녀들과 함께 한 남자들은 어떤 의미였을까.
남자는 늦은 저녁 여자의 집 앞에 찾아왔다. 영화 속에서만 보던 그런 차종 위에서 남자는 여자를 불렀다. 여자가 어느 축제에선가 만난 사람이었다. 남자는 규모가 있는 패션기업을 운영하는 젊은 CEO였고, 외모도 나쁘지 않았으며 가진 것으로는 모자란 것이 없어 보였다. 여자는 당황하지 않았다는 표정으로 차에 올랐다. 차는 밤바람보다 더 빠른 속도로 도로 위를 달렸다. 무섭다고 느꼈다. 차의 속도도, 낯선 남자와 함께하는 것도.
여자는 낯선 남자가 궁금했다. "그래 즐길 때까지 즐겨야지 우리도 그럴 자격이 있어." , "에이즈에 걸려있을 수도 있어. 함부로 몸을 섞어선 안돼." 많은 이야기들이 저녁 바람을 타고 그녀의 귀를 간지렀다.
여자는 자신을 바라보는 남자를 보았다. 낯설었다. 하지만 그녀가 좋아하는 저녁, 음악, 바람 이 모든 게 무언가 가능하다고 유혹하는 것 같았다. 예약된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한잔 마셨다. 대화는 가벼웠다. 남자는 여자에게 매력 있다고 말했지만, 여자의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그의 말은 진심이 아니란 것을 여자는 알았다. 사랑이 아니었다.
돌아가는 길. 차에 탄 그는 자신의 집으로 가자고 말했다. 여자는 망설여졌다. 우아한 여자에게 섹스는 어떤 의미였을까. 욕망의 수단이었을까. 여자는 새벽 일을 핑계로 그러지 못한다고 말했다. 여자의 집으로 향하는 길. 차 안의 공기는 처음의 공기와는 달랐다. 여자는 모든 것이 무서웠다. 집 앞에 선 차. 헤어짐의 대화. 남자는 손에 힘을 주고 여자를 꽉 안았다. 그리고 여자는 의미 없는 긴 키스를 해야 했다. 더듬 더듬 하는 감촉을 띄어내고 돌아섰다.
차가 어디론가 멀리 멀리 사라졌지만, 여자는 한참 자리에 서 있었다. 사랑이 없는 키스를 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건 즐겁지도 쾌락적이지도 않았다고 느꼈다. 힘이 빠져 기대 앉아 있는 여자는 갑자기 옛사랑이 너무 보고 싶어 졌다. 사랑이 깃들어 있던 모든 순간들이 그리워졌다. 농익은 사랑의 결실, 그 몸짓 하나 하나가 그리워졌다. 그것은 창피한 것도, 음란한 것도 아니었고 단순한 쾌락도 아니었다. 오히려 자연이 만든 예술처럼 고귀했고, 경이로웠으며, 아름다웠다. 우아-했다.
나는 우아한 여자들의 사생활을 알지 못한다. 그들의 섹스파트너 명단을 가지고 있지도 않아서 연락을 해볼 수도 없다. 다만 내가 알 것 같은 것은, 내면이 텅 비어 있는 쾌락은 그녀들의 흥미가 아니었을 것이란. 것.
writer. 강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