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맑음 Jul 10. 2023

아이와 동네 책방, 북카페 데이트를 즐기자.

12살에 다시 시작하는 책육아

엄마랑 책방 가서 데이트 하자.



동네에 책과 함께 할 데이트 장소를 찾자.

 우리 동네에는 책빵이 있다. 이름 그대로 책과 빵이 있는 곳인데, 북카페 비슷한 것 같다.

 맛있는 음료도 있고, 사장님이 제과제빵 전문이라 디저트가 정말 맛있다. 늘 고소하고 달콤한 빵 냄새가 매장을 가득 채운다. 그날 그날 나오는 디저트들 종류가 조금씩 달라서 갈 때마다 새로운 재미도 있다.

 매장 한 켠에는 책장이 자리 잡고 있다. 책의 종류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책을 살 수도 있고, 사고 싶은 책을 주문해서 받을 수도 있다.

 매장에 전시된 책은 매장 안에서 마음껏 읽을 수 있다.

 그래서 혼자 오는 손님들도 많아, 조용히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있다.


'옥련 책빵' 한 켠의 책들


 나는 자주 그 책빵에 가서 책을 읽는데, 아주 집중도 잘 되고 사색하기에 좋다.

 이 책빵에 그래서 아이들과도 같이 간다. 사실 둘 다 데리고 가면 약간 집중하기는 어렵고 한 명씩 데이트 갈 때 이곳에 가면 아주 좋다.

 아이들은 이미 최애 메뉴가 있다. 큰 아이는 망고패션후르츠 에이드를 시킨다. 작은 아이는 아이스티를 시킨다. 책을 가져가기도 하고, 매장에 있는 책을 읽기도 한다.

 지난주에도 책빵에 데이트 가자 하며 아이들을 데려 갔다.


 아이들은 좋아하는 음료를 주문하고, 매장에 있는 책들을 꺼내본다. 아쉽게도 초등학교 고학년 수준에 맞는 책은 많지 않다. 작은 아이는 아직도 그림책을 좋아해서 꺼내보고, 큰 아이에게는 어른이 읽는 책도 권유해본다. 마스다 미리의 오늘의 인생 같은 책은 아이가 잘 봐서 여기서 한 권 사줬다.


아이스티, 망고패션후르츠, 나는 쑥라떼 그리고 사장님이 서비스로 주신 브라우니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자.

나는 가져간 책을 읽고 아이들도 책을 읽는다. 작은 아이는 [멋진 하루] 그림책을 보았는데, 제목 보고는 재밌는 책일 줄 알았더니 잔인하고 너무 슬픈책이란다. 그러면서 그림책 내지의 숨은 의미도 찾아서 이야기를 건넨다. 그림책은 이게 좋다. 아이들의 생각을 쉽게 이끌어 내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만든다. 책은 읽기만 하기 보다 그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더 좋다. 

그 책은 동물 학대에 관한 내용이라서, 아이는 더 관심있게 다시 한 번 꼼꼼히 그림도 들여다본다.

 그림책 중에도 이렇게 주제가 명확한 책은 스토리가 긴 책 못지 않게 여운을 준다.

 책을 읽고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것은 그 책과 더 깊이 만나는 중요한 시간이다. 

엄마가 그 책 읽었는데 소감이 어떠냐 직접적으로 묻는 것보다 북카페 같은 오픈된 공간에서 아이가 자연스레 말을 꺼낼 수 있는 게 더 좋다.

 때로 책빵에 가면 아이들은 책을 읽다 말고 다른 이야기를 하거나 빨리 가고 싶어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책빵에 왔으니 책이나 읽자 하며 강요하지는 말자.

 책 데이트는 데이트다워야 한다. 서로 즐거운 경험이 되어야 한다. 오늘은 좀 날이 아닌가보다 하며 뒤돌아 서야 할 때도 있다. 아이들이 또 오자고 했을 때 싫어하지 않도록.


앞에는 단순한 가방, 목도리, 화장품 들이었는데 뒤에는 동물들의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다.


함께 책을 펴놓은 테이블은 나의 로망이었다.

아이들이랑 이렇게 채워가니 좋다.

집에서도 책을 많이 읽고 함께 읽을 시간이 있으면 좋겠지만, 아이들이 집에서 티브이도 보고 할 게임도 많은데 여유롭게 책 읽자고 하면 잘 따라주지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밖에 나와 책을 읽을 분위기가 된 곳에서 특별한 데이트를 즐긴하고 하면 거부감 없이 책을 꺼내든다.

 엄마와 관계도 쌓아가고, 책에 대한 추억도 쌓아가고 책과 함께하는 시간도 쌓아가는 것이다.


큰 아이는 책을 가져오지 않고 진열대에서 살피며 읽고 있다.

 대형 서점보다 오히려 이렇게 책이 적게 있는 곳이 아이들에게 책에 대한 관심을 더 줄 수도 있다.

 동네 근처의 독립 서점에도 자주 가는데, 대형 서점은 아이들의 관심을 이끌기 위한 만화책이나 시리즈 책이 눈에 보이게 있지만 작은 서점은 그렇지 않다. 이런 데서는 아이들이 좋아할만 하고, 질도 좋은 책만 엄선해서 구비해놓기에 무엇을 골라도 좋은 책이 된다.

 선택지가 너무 많으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적절한 선택지의 수는 좋은 선택을 돕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동네 서점이 늘어가는 요즘의 추세가 아주 반갑다. 


책방 데이트 역시 책과 함께 하는 시간을 즐거운 시간으로 만들어주고자 하는 것이다.

더불어 엄마와도 좋은 시간을 갖기 위해, 그리고 엄마를 생각하면 책 생각이 나게끔.


 요즘에는 아주 대형 카페에 도서관처럼 꾸며놓기도 한다. 그런 델 가보는 것도 추천.

조용히 책을 읽으며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사람들을 보기만 해도 아이들은 책과 함께 하는 시간에 대해 긍정적 인식을 갖게 될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특별한 날에는 서점에 가서 책을 한 권 사주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