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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음 Sep 27. 2023

어쩌다 옥상에서

어쩌다가 옥상까지 올라가게 됐을 때

혹은 베란다에 기대어, 떨어지면 아플까 생각하게 될 때     


이왕이면 탁 트인 곳이니, 구경이나 하자.

늘 가까운 나만 보고, 내 방구석만 보다가

저 멀리 바라봐보자. 건너편 아파트라도 좋다.

저 집은 샷시를 새로 했네. 저 집은 요상한 색 전등이다.

아래에 주차장만 보이지만, 이 차는 길이가 크네, 저 차는 주차를 이상하게 해놨구먼.

이 차들을 깡그리 모아서 치우고 잔디밭을 만들면 어떨까 같은 쓰잘데기 없는 상상을 해보자.     


어쩌면 당신은 죽고 싶어서가 아니라 

멀리 보고 싶어서

바람을 느끼고 싶어서

하늘이 보고 싶어서

올라왔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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