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옥상까지 올라가게 됐을 때
혹은 베란다에 기대어, 떨어지면 아플까 생각하게 될 때
이왕이면 탁 트인 곳이니, 구경이나 하자.
늘 가까운 나만 보고, 내 방구석만 보다가
저 멀리 바라봐보자. 건너편 아파트라도 좋다.
저 집은 샷시를 새로 했네. 저 집은 요상한 색 전등이다.
아래에 주차장만 보이지만, 이 차는 길이가 크네, 저 차는 주차를 이상하게 해놨구먼.
이 차들을 깡그리 모아서 치우고 잔디밭을 만들면 어떨까 같은 쓰잘데기 없는 상상을 해보자.
어쩌면 당신은 죽고 싶어서가 아니라
멀리 보고 싶어서
바람을 느끼고 싶어서
하늘이 보고 싶어서
올라왔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