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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음 Sep 27. 2023

같이 숨 쉬는 사람이 있다.

늦은 시간,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오질 않는다.

원래 수면제를 먹고 자기에 금세 잠이 드는 편이다.


아, 낮에 커피를 마셨구나.

나는 카페인에 약해서 수면제보다 카페인이 늘 이기는 편이다.     


게임을 하던 남편을 불러, 그의 어깨에 기대어 잠을 청해본다.

조용한 숨소리에 남편은 금방 잠이 든다.

그래도 나는 잠이 들지 않아, 눈을 살짝 떠본다.     


처진 볼살, 드르릉 소리를 내는 코, 위태롭게 가끔 숨을 몰아쉬는 입이 커다랗게 보인다.     


그래도 나 살아있구나, 같이 숨을 쉬어주는 사람이 있구나. 같이 살아가고 있구나. 가만히 남편의 얼굴을 만져본다.      


남편이 숨을 내뱉는다.     


아, 이 양반, 또 양치 안 하고 자네.

나는 돌아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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