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지 않아도 예쁩니다.

마음가짐, 생각, 현재, 그리고 나의 일상은 예쁠 수도 있으니까요.

by kangkot

사전적으로 '예쁘다'는 세 가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생긴 모양이 아름다워 눈으로 보기에 좋다, 또 하나는 행동이나 동작이 보기에 사랑스럽거나 귀엽다, 마지막 하나는 아이가 말을 잘 듣거나 행동이 발라서 흐뭇하다 라고 합니다. 이런 뜻에 맞춰서 보면 나는 내가 봤을 때, 전혀 예쁜 사람이 아닙니다.


우선 생긴 모양이 썩 아름답진 않습니다. 어린 시절 좋아했던 일본 만화의 영향이 커서 지금 사람을 그릴 때도, 큰 눈과 작지만 오뚝한 코를 가진 얼굴을 좋아합니다. 무수히 많은 생김새들이 그만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개인적으로 예쁘다고 생각하는 이목구비는 나의 얼굴은 아닙니다. 그저 살아온 날동안 쭉 봐왔기 때문에 정이 들고 익숙한 얼굴이지요. 두 번째로 행동과 동작이 사랑스럽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피해 주지 않기 위해 매너를 갖추고 노력하지만, 혼자 있을 때의 모습을 떠올리자면 도무지 사랑스럽다거나, 귀엽다는 생각은 할 수 가 없네요. 마지막으로 누군가를 흐뭇하게 할 정도로 말을 잘 듣거나 바른 행동을 하기엔 조금 많이 비뚤어진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주관적으로나 객관적으로나 나는 '예쁘다'에 어울리는 사람은 아님이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쁩니다' 시리즈를 시작한 이유는 '예쁘다'라는 단어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이 단어는 너무 세련되지도, 날카롭거나 딱딱하지도, 어렵거나 멀지도 않아요. 아파트 단지에 핀 동그란 수국이나, 자기 전에 이불속에 파고드는 강아지에게, 오랜만에 마음에 들게 만들어진 내 작업에도 서슴지 않고 건넬 수 있는 칭찬으로 적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좋아하는 단어를 나에게도 건네 보고 싶어 졌습니다, 나의 전부는 예쁘지 않지만 나의 마음가짐, 생각, 현재, 그리고 나의 일상은 예쁠 수도 있으니까요.

매일 그 누구보다 나를 몰아붙이고 깎아내리는 것은 나 자신입니다. 그리고 아마 다들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나아가고 발전하기 위해서, 단단한 잣대를 들이대야 하는 것은 맞지만, 스스로가 자존감 도둑이 되어 하루하루를 끊임없이 괴롭게 만드는 것은 별로 좋지 않지요. 벌써 열 번째의 예쁘다는 글을 쓰는 동안, 참 위로가 많이 되었습니다. 사실 살면서 나에게 이렇게 칭찬을 하거나, 어리광을 받아준 적이 없었으니까요. 앞으로는 자주 하면 나약해질 것 같으니, 이따금 오롯이 자신을 감싸주고 싶은 순간에 거울을 보고 한 번씩 말해보려고 합니다.


나의 일상도 예쁩니다. 그 누구의 일상도 예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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