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보고 있어요, 적어도 나는 지켜보고 있습니다!
예전에 살던 동네에 작은 커피숍이 생겼었습니다. 엄청 맛있는 커피는 아니었지만, 벽에 걸린 귀여운 그림과 조용한 분위기 때문에 자주 찾아갔습니다. 처음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좋았는데 나중엔 내심 걱정이 되더라고요. 이사를 하게 되어 찾아가지 못한 두어 달 후, 오랜만에 들른 그 자리엔 프랜차이즈 카페가 들어서있었습니다. 그때, 이 공간이 좋다고 한 번쯤 인사를 건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실제로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요.
사람들이 전혀 꺼내보지 않을 법한 서점의 구석진 책장에서 보석 같은 책을 펼쳤을 때, 잡지 한구석에 실린 작지만 재밌는 기사를 발견했을 때, 우연히 들른 전시회에서 내가 모르는 단면을 보여주는 작품을 만났을 때, 그때 어떤 식으로든 한 번쯤 잘 보고 있다고 인사를 전했다면 어땠을까요?
이 세상에서 창작이란 일로써 많은 이들의 눈에 띄는 일은 정말 어렵다는 것을 압니다. 이미 유명한 이들은 창작자에게 중요한 것은 내면과의 소통이라고 말하지만, 어찌 되었든 누군가 내 목소리를 들어주어야 이 일로 살아가는 것이 가능하니까요. 가끔 방 한구석에서 작업을 하고 있으면, 아무도 나란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모를 수도 있겠다는 것을 상상하게 됩니다. 무섭고 또는 외롭지만 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에 도망칠 수는 없어요. 닿을 때까지 안으로도, 밖으로도 열심히 던지게 되지요. 받아주는 이 없이 던져지는 공은 어딘가로 굴러가 눈에 보이지 않게 됩니다. 그런데 기쁘게도 더러 나에게 되돌아오는 공들이 있습니다. 나조차도 살펴보지 못한 못생기고 바람 빠진 공의 위치를 알려주거나, 다시 던져주거나, 지켜봐주는 벅찬 이들이 세상에 존재하더라고요.
몇 번의 경험 이후부터 항상 생각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나도 정성스럽게 공을 받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요. 할 수 있다면 여러 번이고 힘껏 던져줄 수 있도록 눈을 크게 뜨고 다니자고 결심합니다.